"같은 단지인데.." 수원 군공항 소음피해 보상 '형평성' 논란[영상]
정부가 올해부터 별도의 소송 절차 없이 군공항 소음피해에 대한 보상에 나서고 있는데요.
같은 동네에 사는데도 일부 주민은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어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원 세류동에 있는 한 아파트.
조용하던 이곳에 굉음이 들려오고, 잠시 후 전투기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인근 군부대인 제10전투비행단 소속 공군 훈련기입니다.
전투기가 지나갈 때는 바로 옆 사람 말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럽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소음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합니다.
하지만 최근 국방부가 발표한 소음 피해 대책 지역에는 세대 일부만 포함됐습니다.
총 9개 동 중 6개 동만 대상에 포함된 겁니다.
대상에서 제외된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손순정 수원시 세류동 : 전투기가 뜰 때는 아무것도 안 들려요. 전화할 때도 시끄러워서 상대방이 무슨 소리냐고 그래요. 그런데 전투기 소음 때문에 시끄러운 거는 다 똑같잖아요. 애들 공부하는 데도 지장이 많고 그런데 누구는 (군소음 피해 보상) 혜택을 보면 혜택을 못 받는 사람들은 억울하죠 .]
국방부가 군공항이 위치한 지역의 소음 수치를 등고선으로 표시한 '소음 지도'를 기준으로 보상 여부를 결정하다 보니 빚어진 일입니다.
일정한 선을 기준으로 85웨클을 벗어난 건물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다 보니 같은 아파트 주민 사이에서도 보상 여부가 엇갈립니다.
수원시민단체에 따르면 수원시에 이 같은 아파트 단지만 8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건축물 대신 주변 지형이나 지물로 소음 피해 지역을 구분하는 등 보다 합리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이수갑 교수) : 모든 지점을 다 바둑판처럼 측정을 해서 예측할 수도 없고 어떤 특정한 날에 가서 잰다고 해서 그게 평균적인 게 아니잖아요. 어떤 날은 전투기가 많이 뜰 수도 있는 것이고 어떤 날은 또 적게 뜰 수도 있고 그래서 에러 마진을 고려해서 소음 보상 범위를 후하게 해주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요. 일본 같은 경우에는 (군소음 관련) 배상을 할 때 어떤 지형지물, 예를 들어서 산이나 도로 내지는 같은 마을을 다 포함해 주는…]
지난 4월, 경기도의회는 '군소음 피해 지역 주민 조례'를 통과시켰습니다.
군 공항 소음피해에 시달리는 도민을 위해 법률적,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한다는 내용인데 아직 구체적인 지원은 미흡한 실정입니다.
[경기도의회 황대호 의원(수원3) : 가장 문제는 '군소음 피해 문제'를 관리하고 보상하는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 군소음법에 의해서 국방부가 하게 돼 있는데 일단 수원시 사례 같은 경우에는 관련 해당 부서가 개설이 돼 있고 자체적으로 조사를 합니다. 분명히 제한점이 있어요. 소음 피해 정도를 웨클(WECPNL)이라는 단위로 규정짓는데 보상의 웨클 기준을 누가 정하냐는 거예요. 지금 85웨클로 정해져 있는데 어떻게 측정했는지도 따져봐야 하지만 왜 85웨클로 정했는지 고민을 해봐야 되고 가장 터무니없는 건 조사의 방법이나 보상의 범위입니다. 소음 등고선이라고 전투기가 지나갈 때의 소음 분포를 그린 지도인데 저는 그게 정확하지 않다고 보고요. 어느 정도 소음 기준치에 대해 유추가 가능하다고 하면 예산을 막대하게 투입해서 정확히 전수 조사를 다 해봐야 하는 겁니다. 정확히 어느 지점의 소음이 심하고, 어디까지 피해를 보고 있고 그 피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조사를 해야 합니다. 근데 그거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보상 지원 금액을 책정하는 데 있어서의 두려움 때문이에요. 결국 금액에 따라서 보상을 받는 사람도 불만인 거고요. 또 같은 지역인데도 어디는 보상을 받고 어디는 보상을 못 받는 문제점에 도달하는 거죠. 그러니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근본적인 방법은 군공항 이전이고 그게 아니라면 국방부와 경기도, 수원시가 군공항 소음 피해에 대한 조사를 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피해 보상 기준을 합리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고요.]
보다 현실성 있는 소음 피해 보상을 위해 새로운 기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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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 pc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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