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확장억제전략협의체, 조만간 1~2달내 개최"(종합)

김현 특파원 2022. 7. 26.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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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후 첫 특파원 간담회.."北, 한·미 지원 제안에 호응 없어"
韓, 美 '칩4 동맹' 제안 특정국 반대 동맹으로 안 봐..긍정적 분위기
조태용 주미한국대사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부임 이후 첫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있다. © 뉴스1(워싱턴특파원단 제공)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조태용 주미한국대사는 25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합의했던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과 관련해 1~2달 내에 협의체 개최 가능성을 전망했다.

지난 6월 부임한 조 대사는 이날 대사관에서 취임 후 첫 특파원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와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고 도발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은 모든 가능한 상황에 대비하고 공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특히 확장 억제와 관련해 지난 5월 한미 정상간 합의, 6월 외교장관간 합의를 토대로 대사관에선 미 국무부와 국방부 주요 인사 면담 계기, 국가안보회의(NSC) 인사 면담 계기에 EDSCG가 조속히 재가동돼야 한다는 데 초점을 두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그 결과 당초 미측이 상정했던 시기보다 상당히 앞당겨 조만간 1~2달 내에 협의체가 개최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DSCG는 한국에 대한 핵 공격 위협을 미국이 억지할 것을 논의하는 협의체로, 박근혜정부 때인 지난 2016년 10월 공식 출범했지만 문재인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8년 남북화해 무드에 따라 중단됐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열린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EDSCG 재가동 합의가 이뤄졌다.

여기엔 북한의 핵보유국 공식 인정 문제와 별개로, 사실상 북한이 핵실험을 거쳐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 데다 전술핵과 단거리 운반수단으로 한국을 바로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됨에 따라 미국의 핵우산 공약이 작동하는 과정에 한국의 목소리가 제도적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이같은 협의체라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미국의 핵우산 공약을 한미 연례안보협의회 공동성명을 통해 연계하는 수준으로는 북핵에 대한 억지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북한이 핵무기를 쓰지 못하도록 효과적인 억지력 유지를 위해 고위급 협의체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EDSCG에는 외교부 1차관을 비롯해 차관급에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간 협의를 언급,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 나가는 동시에 실용성과 유연성이 가미된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을 추진해 나가기 위한 한미간 협의도 계속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북 정책에 대한 로드맵을 포함해 굉장히 심도 있는 협의가 있었고, 앞으로도 이러한 협의는 이어질 것"이라면서 "그럼으로써 한미가 대북정책에 있어서 정말 빛 샐틈 없는 튼튼한 공조와 구체적인 내용에까지 공감대를 이뤄 같은 내용을 갖고 나아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는 현재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보수를 마치고 기술적으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갖췄으며, 정치적인 결심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또 연초부터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점쳐왔지만 아직까지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북한이 겪고 있는 식량 부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국내적·경제적 어려움에 기인한 게 아니냐는 분석과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추가 제재를 반대했던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경우 안보리의 대북 추가 제재에 찬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등 국제사회 반응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북한은 한미의 코로나19와 관련한 인도적 지원 제안은 물론 올해 초부터 아무 조건 없이 대화를 하자는 미국의 여러 차례 소통 노력과 제안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미는 북한이 핵실험을 포함한 도발시 외교적·군사적 대응 조치를 놓고 심도있는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적으로는 유엔 안보리에서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 추진과 동시에 각국이 할 수 있는 독자 제재, 유사 입장국들이 모여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적 조치의 경우에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꼭 징벌할 수 있는 의미를 담은 조치를 논의하고 있으며, 오는 29일 미국에서 예정된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관련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조태용 주미한국대사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부임 이후 첫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있다. © 뉴스1(워싱턴특파원단 제공)

현재 미 의회와 싱크탱크 인사들 사이에선 외교와 협상을 통한 북한 비핵화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대체적이지만, 북한이 전략적 결심을 할 경우를 대비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상 제안 로드맵을 만들어놔야 한다는 인식 속에 윤석열 정부가 제시한 '담대한 제안' 구상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사는 윤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경제 안보'와 관련,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의 경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경제안보에 우선순위를 두고 업무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미측 인사들을 만나면서 한미동맹의 중심에 경제안보가 들어 서 있다는 점을 확실히 깨닫고 있다. 미측 인사들을 만나면 나오는 얘기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반도체를 포함한 경제안보 이슈가 한미동맹과 한미관계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한미 기업인들, 미국의 지방정부, 경제안보와 관련한 민간 전문가들과의 만남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대사는 자신의 부임 당시 대사관내 유기적인 협업을 위한 경제안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고 밝힌 것을 상기시킨 뒤 "대사관내 경제안보TF를 만들었고, 지난주 첫 회의를 가졌다"며 "얼마 전 (왕윤종)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의 미국 방문시 NSC간 경제안보 대화에서 나왔던 여러가지 과제들을 식별하고 후속 협의 및 추진을 위한 준비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는 최근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동맹, 이른바 '칩4 동맹'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특정국을 반대하기 위한 결속력 있는 동맹이라기보단 반도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들이 실무선에서 논의와 협력체를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점에서 한국 정부는 미국의 이니셔티브에 호응할지 여부를 철저하게 국익의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으며, 정부 및 기업 등 한국 내에선 긍정적인 의견 수렴이 이뤄지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조만간 결론이 나면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사는 동포 사회 발전과 관련해 "263만명의 재미동포는 한미 동맹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외교적 자산"이라며 "대사관은 한미 관계 발전을 위해 미국 사회의 각 분야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동포 여러분들과 과거와는 다른 소통과 협업을 만들어 나가고자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동포들의 말씀을 귀기울여 듣고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조치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사 관할 지역인 워싱턴DC와 메릴랜드,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에 있는 한인 단체장 및 동포 언론인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소개하면서 "동포 사회와 과거와는 다른 방향의 긍정적이고 건설적이며, 미국 주류사회와 연결을 더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 대사는 오는 27일 예정된 한국전쟁 기념공원내 전사자 추모의 벽 건립 준공식과 관련해 "추모의 벽에 4만명 이상의 한국과 미국 장병들의 이름이 이미 새겨져 있다"며 "한국전 참전 기념비가 지난 1985년 제막이 됐는데, 희생됐던 여러 영웅들의 이름을 아로 새기는 작업은 조금 더 시간이 걸려 이번에 완공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을 앞두고 추모의 벽이 완공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내년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해 한미가 그야말로 글로벌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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