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장관이 검사인사 전부 다해".. 한동훈 "의원님이 장관일때 검찰총장 패싱"

주희연 기자 2022. 7. 2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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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법무장관 인사 놓고 설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25. photo@newsis.com

25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 장관인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법무부 인사 검증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전·현직 법무장관이 맞붙은 것이다.

두 사람은 질의 시작부터 기 싸움을 벌였다. 박 의원은 한 장관에게 “조세법률주의 아느냐” “죄형법정주의를 아시냐” 등 기본적 헌법 원칙에 대해 물었다. 법무부가 대법관,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인사 검증하는 것이 위법하다는 주장을 시작하려는 의도였다. 한 장관은 “말씀해주시면 듣겠습니다”라며 즉답을 피했고, 박 의원은 “모르십니까” “몰라요?”라며 몰아붙였다. 그러자 한 장관은 “너무 기본적인 말씀을 하시는 것이니까요”라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무례하다” “태도가 뭐냐”는 고성이 나왔고, 박 의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20초간 말을 잇지 못했다.

박 의원은 법무부가 대법관, 국무총리 등을 인사 검증하는 것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한동훈 장관 마음에 들면 검증 안 하고 마음에 들면 검증하는 것이냐”고 했다. 한 장관은 “그러면 의원님께서 근무하셨던 민정수석실은 어떤 근거로 명부를 전부 대놓고 검증을 하셨느냐”며 “제가 이 일을 하는 게 잘못이라면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했던 인사 검증 업무 모두 위법”이라고 맞받았다. 박 의원이 노무현 청와대 민정실에서 일했던 사실을 들며 역공한 것이다. 여당 의원들은 “잘했다”며 박수를 쳤다.

한동훈(화면 왼쪽) 법무부 장관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박범계(화면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두 사람은 법무부 인사 검증 문제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뉴스1

박 의원은 한 장관에게 검찰총장 공석 문제를 지적하며 “대검 검사급, 고검 검사급, 평검사 전부 한 장관이 다 해버렸는데, 이런 전례가 있냐”고 했다. 한 장관이 “과거 의원님이 장관이실 때 검찰총장을 완전히 패싱하고 인사를 하신 걸로 기억한다”고 반박하자, 박 의원은 “택도 없는 말 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장관도 “검찰의 인사 의견을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이 반영했다고 확신한다. 검찰에 물어봐도 이번 인사처럼 확실하게 검찰의 의견을 반영한 전례가 없다고 말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여당 의원들은 큰 소리로 웃으며 박수를 쳤다.

이날 박 의원이 ‘한동훈 저격수’로 나선 것은 민주당이 한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김남국·최강욱 의원의 ‘이모’ ‘3M’ 발언으로 망신을 당한 것을 만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에선 박 의원 외에도 박주민·고민정·이해식·임호선·김병주 의원이 대정부질문에 나섰지만, 한 장관을 집중적으로 몰아붙이진 않았다. 박주민 의원은 마지막 질의 순서에 한 장관을 불러내 “주의해 달라”는 정도에 그쳤고, 나머지 의원은 한 장관에게 질의 자체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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