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공원에 '경찰은 죽었다' 근조화환.. 대기발령 총경 위해 모금운동도

김수경 기자 2022. 7. 2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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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기자회견에서 ‘총경 회의’에 대해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하자 그에 대한 경찰 내부의 반발도 격화하고 있다.

이날 정오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맞은편에 있는 경찰기념공원에는 33개의 근조 화환이 도착했다. 화환에는 일제히 ‘국민의 경찰은 죽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보낸 이는 ‘서울경찰청 박경감’ ‘경남경찰청 김경위’ 등으로 ‘총경 회의’를 주최한 류삼영 전 울산 중부경찰서장에게 대기발령 조치가 내려진 것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일선 경찰들이 근조 화환을 보낸 것이다. 이들은 애초 경찰청 정문 앞 인도에 화환을 진열하려 했지만 경찰청이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내부에서는 류 총경을 위한 모금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울산 한 경찰서에 근무하는 경위는 이날 오전 경찰 내부망에 ‘탄압받는 총경 법률 지원 모금’이라는 제목 아래 “탄압받는 총경에 대한 징계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며 자신의 계좌 번호를 공개했다. 이날 오전에만 3200만원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내부망인 ‘폴넷’에는 이 장관의 발언을 비판하는 일선 경찰들의 글이 쏟아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근무하고 있는 한 경감은 “그간 개최된 검사회의나 법관회의는 테러냐, 의견 제시도 못 하느냐”고 썼다. 서울경찰청 소속 한 경위도 “경찰국 신설에 대한 서장들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감찰 조사 대상이라면 우리는 여전히 독재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경찰청에 근무하는 경찰대 출신 한 총경은 이날 오전 11시 경찰 내부망에 “지난 토요일 총경 회의에 참석했던 56명 중 하나”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대의와 명분이 우리에게 있으니 끝내 우리가 이길 것을 믿읍시다, 믿고 함께 갑시다”라고 적었다. 이 글에는 ‘응원한다’는 내용의 댓글 200여 개가 달렸다.

반발이 커지자 경찰청은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집단 행동이나 인터뷰를 금지하는 공문을 보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이날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고, 저를 포함한 지휘부를 믿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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