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대란에 고물가.. 日선 중고가전, 美선 중고의류 잘 팔리네
올봄 상하이 전면 봉쇄 등이 촉발한 중국산(産) 부품 공급 감소로 ‘가전제품 대란’이 벌어졌던 일본에서 중고 가전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부품 품귀 현상이 장기간 계속되면서 신규 가전제품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가격 또한 크게 올라 소비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중고품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현지 중고품 전문 업체 트레저팩토리의 경우 지난달 에어컨 등 중고 가전제품 판매량이 1년 전에 비해 약 90% 급증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반도체 부족 및 고물가로 신제품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의 수요가 점차 중고품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고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도쿄 아다치구 야마다아울렛 관계자는 “가격에 예민한 사회 초년생들이나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중고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울렛은 현재 7~8㎏ 용량 세탁기를 2만엔(약 19만원) 전후, 400L 냉장고를 3만5000~5만엔(약 33만~48만원)에 판매하는 등 신제품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중고 가전제품을 팔고 있다. 지난 5월 군마현에 중고품을 수리·세척하는 공장을 설립해 사업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중고 의류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 중고 거래 플랫폼 스레드업은 최근 “올해 미국 중고의류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23% 늘었다”며 “2026년엔 820억달러(107조7000억원)를 달성, 올해(430억달러)의 두 배 가까이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 세계 중고 의류시장의 경우 2026년 올해보다 83%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성인 소비자의 41%가 신제품보다 중고를 먼저 찾는 경향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업계에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격 상승뿐 아니라 친환경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크게 퍼지면서 소비자들이 빠르게 제작·유통되는 신제품에 반감을 느끼게 된 것도 중고 제품 인기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레드업 측은 “인플레이션과 환경 보호라는 ‘사회적 압박’이 소비자들을 중고시장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중고 제품 인기는 이제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중고제품에 대한 수요가 갑자기 늘면서 기존 재고가 점차 줄고 가격도 덩달아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한 중고품 판매 업체 관계자는 “과거 2000엔 안팎에 사들여 1만엔에 팔았던 중고 세탁기 매입가가 현재 7000엔으로 치솟은 상태”라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매입가 상승으로 인한 업체의 가격 부담은 머지않아 판매 가격으로도 전가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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