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후보자 "오늘 기점으로 집단행동 없어야..징계철회 어렵다"
윗선 개입 논란에도 "독자적으로 판단한 부분"
일선 경찰들에 서한문 보내 "더 이상의 혼란이나 반발이 있어서는 안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최한 류삼영 총경이 대기발령 조치된 가운데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류 총경에 대한 인사 조치를 철회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25일 밝혔다. 윤 후보자는 이날 일선 경찰들에게도 "사회적 혼란과 우려가 생기지 않도록 유사한 모임을 금한다"는 내용의 서한문을 보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이날 오후 퇴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오늘을 기점으로 더는 국민들께 우려를 끼칠 일이 없어야 한다"며 일선 경찰관들에게 더 이상의 집단행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자는 류 총경 대기발령 조치에 대해 "총경들이 모인다는 것을 알고 사전에 자제를 촉구했는데도 불구하고 모임이 진행됐다"며 "모임의 내용과 방식에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청장 후보자로서 모임 중간에 해산 요청을 여러 차례 했는데 류 총경은 그 명령을 거부했고 다수 참가자에게 전달도 안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무 위반과 책임의 정도가 중하기 때문에 서장으로서 책무를 수행하기 부적절하다고 생각된다. 대기발령을 철회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대기발령 조치에 대통령실 혹은 행정안전부 윗선의 개입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참모들과 상의해서 독자적으로 판단한 부분"이라며 일축했다.
오는 30일 예정된 경감 급 현장 팀장 회의에 대해 윤 후보자는 "더 이상 혼란은 국가적으로나 국민이 바라는바가 아니다. 국민 본연 역할로 돌아가 지휘부를 믿고 기다려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더 이상 그런 유사한 집단 의사표시 행위는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는 발언과 관련해서는 "어떤 의도로 말씀하신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우리 총경들이 지역사회 치안 책임자로서 막중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들이 모여 회의하는 것을 엄중하게 보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내일(26일)이면 이번 제도가 국무회의를 통과할 예정"이라며 "곧 시행 앞두고 있다. 그간 의견 표명한 것에 대해선 우리 조직을 사랑하는 순수한 취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 후보자는 이날 일선 경찰에게 서한문을 보내 경찰국 설치를 둘러싼 더 이상의 혼란이나 반발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주말 총경급 모입 이후 경위, 경감급 모임을 열자는 주장이 있었다"며 "더 이상의 사회적 혼란과 우려가 생기지 않도록, 유사한 모임을 금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오는 30일 열리는 전국 현장 팀장 회의를 강행할 경우 지난 서장 회의 때와 같은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를 위반하고 모임이 강행될 경우, 엄정한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임을 양지해주기 바란다"며 "각급 경찰관서장은 상황의 엄중함을 이해해 국민 여러분이 더 이상 염려하지 않도록 관심을 가지고 필요한 조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공식적인고 적절한 방법으로 동료들이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이후에도 더욱 활발하게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청에서는 현장 동료들의 순수한 취지가 퇴색되는 일이 없도록 보다 지혜로운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각 시도경찰청 또는 경찰서에서 의견을 수렴해 제안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3일 경찰 내 총경급 간부들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전국경찰서장회의'의를 열고 행안부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의견을 모으는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총경 56명이 참석하고 140여 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회의장 앞에는 총경급 이상 경찰관 350명이 보낸 무궁화 화분이 놓였다.
회의 직후 경찰 지휘부는 회의를 주도한 류 총경을 대기발령하고 회의 참석자 56명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이에 김성종 서울 광진경찰서 경감(경찰대 14기)은 30일 오후 경감, 경위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현장팀장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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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백담 기자 da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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