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하는 대형주, 주춤하는 중소형주..입지 바뀌나

김응태 2022. 7. 2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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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대형주 상승률, 중·소형주 상회
낙폭 과대·실적 견조에 대형주 매수↑
3분기에도 대형주 우위 시장 전망
경기침체시에도 주가 방어력 우수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대형주가 중소형주에 비해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상반기 낙폭이 과대했다는 인식에 저가 매수 세력이 유입된 데다, 대형주들이 예상보다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선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둔화 국면이 본격화되면 시장지배력이 높고 가격 전가력이 큰 대형주가 주가 방어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대형주’가 달라졌다…하반기 상승세 견인

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403.69로 마감해 이달 초 대비 4.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대형주는 5.0% 올라 코스피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반면 중형주는 0.1% 소폭 오르는 데 그쳤으며, 소형주는 3.3% 상승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오름세를 보인 건 그간의 추세와는 다른 양상이다. 상반기(1월3일~6월30일) 소형주 지수는 2214.18로 마감해 연초 대비 14.4% 하락하는 데 그친 반면, 대형주는 2290.09로 연초 대비 21.5% 떨어져 낙폭이 더 컸다. 같은 기간 중형주가 17.0% 하락한 것과 비교해도 대형주의 내림폭이 더 컸다.

이달 들어 대형주가 두각을 보이는 건 매크로(거시경제) 우려에 타격이 클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005930)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해, 증권가 전망치를 소폭 밑돌았지만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내년 D램 3사의 설비투자 감소로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그동안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시각이 확산했다. 이에 삼성전자(005930) 주가는 이달 중순 6만원대를 회복했다. 이날은 6만1100원으로 마감해 7월 초 대비 8.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반도체 지원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대형 반도체주에 상승세에 기여했다. 미국에선 반도체 제조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생산설비투자에 68조원의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법안 통과를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소식에 반도체주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000660)도 이날 10만원으로 마감하며 월초 대비 14.3%의 상승세를 시현했다.

고환율 국면에 수출 비중이 높은 대형주가 수혜를 입은 것도 상승세가 두드러진 이유 중 하나다. 현대차(005380)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8% 증가한 3조원을 기록했다. 환율 상승과 믹스 개선에 힘입어 증권사 컨센서스를 30% 상회했다는 분석이다. 기아(000270)도 역시 2분기 역대급 우호적인 환율 효과에 힘입어 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이날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 역시 실적 상승에 힘입어 19만6000원, 8만2300원으로 마감했다. 현대차는 7월 초 대비 8.9% 상승했으며, 기아는 5.5% 뛰었다.

3분기까지 호조세 전망…경기 수축에도 견고

증권가에서는 3분기까지 대형주들의 낙폭 과대 인식과 실적 호조에 따른 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스크 국면이 완화되고 있는 만큼 8~9월까지는 랠리가 이어질 여력이 크다”며 “외국인 수급 확대를 감안해 대형주를 매수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금리 인상폭 완화 또는 2023년 금리 인하 사이클 가능성도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 “이번 주 코스피 지수가 조정을 받는다면 낙폭과대 업종 내 대형주 위주로 분할 매수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인플레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가속화에 따른 경기침체가 본격화할 경우에도 대형주가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불황 국면에선 가치주 대비 실적 성장주, 소형주 대비 대형주가 경기 환경 대응과 인플레이션 압력 우회에 더 우위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지배력과 가격 전가력을 겸비한 수출 대형주 주도의 현 실적 컨세서스 환경 등을 고려할 경우, 잠복 실적 불확실성 정도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와해적 상황 변화가 뒤따를 개연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응태 (yes01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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