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경 집단행동에..與 "경찰판 하나회" 野 "검로경불"

남상훈 2022. 7. 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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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지휘·통제 아닌 法 권한 보좌 소조직"
"민주, 檢엔 '헌정 도전'…경찰엔 선동"
"서장회의 한번 했다고 대기발령하다니"
"與, 검사 집단행동은 엄호할 땐 언제고"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이 인사 조치되면서 일선 경찰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총경에 이어 팀장급인 경감, 경위 회의까지 제안되면서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경찰 내부 반발은 더욱 심해질 조짐이다. 사진은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 2022.07.25.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진형 김승민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5일 "불법적 행위를 하면서 의인이라도 되는 양 행세하지만, 본질은 항명을 모의하는 '경찰판 하나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경찰 일각에서 경찰국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국가경찰위원회'에 대해 "민주적이지 않고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했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같이 적은 뒤 "경찰은 총과 탄약을 들고 정보를 독점한 13만명의 거대 공권력으로, 이 공권력이 노골적으로 견제를 거부한다면 쿠데타일 뿐"이라며 "김호철 경찰위원장은 민변 회장 출신이고 하주희 위원은 민변 사무총장이다. 민주적 통제가 아니라 '민변의 통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때 경찰위는 무엇을 했나? 권력의 눈치나 봤다"며 "경찰 집단행동은 공무원법 제57조, 제66조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의 경찰 출신 의원(윤재옥·김석기·이철규·이만희·김용판·서범수 의원)들도 총경들의 집단행동 비판에 가세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국가 공권력의 상징이며, 법과 질서를 지키는 임무가 부여된 기관으로 상명하복의 지휘체계를 생명으로 하는 제복 조직"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본연의 업무수행에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를 둘러싼 총경급 경찰관들의 집단행동은 참으로 우려되는 부적절한 행동으로, 모임을 종료하고 즉시 해산하라는 경찰 지휘부의 지시를 어겨가며 회의를 계속하고 경찰국 설치 관련 입장까지 발표한 것은 복무규정을 위반한 도를 넘은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대통령의 수족이나 다름 없는 청와대 비서실의 통제나 지휘를 받으면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되고, 행안부 장관의 통제나 지휘를 받으면 침해된다는 것인가"라며 "경찰국은 경찰 지휘나 통제를 위한 조직이 아니라 장관 인사제청권 등 법에 규정된 권한 행사를 보좌하기 위한 대부분 경찰관으로 구성되는 16명 규모 소조직"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저들은 지난 4월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검사 모임을 '삼권분립과 민주 헌정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지휘부 지시를 어긴 경찰관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조직 구성원으로서 당연하고 자연스럽다'며 경찰과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날 성명에 동참한 의원 6명은 모두 치안정감으로 퇴직한 최고위 경찰 출신이다. 행안부 경찰국 설치와 류삼영 총경 대기발령 등에 반발하고 있는 권은희 의원은 당 소속 경찰 출신 의원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25. photo@newsis.com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윤석열 정부가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경찰의 집단행동에 강경 대응하는 것을 맹비난하며 경찰 엄호에 나섰다.

특히 정부가 경찰서장회의를 '부적절한 행위'로 규정하며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을 대기발령하는 등 징계성 인사조치를 내린 것에 과거 문재인 정권 시절 검찰 집단행동을 들어 '내로남불' 프레임을 제기하기도 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회의 한 번 했다고 바로 현장 치안을 책임지는 서장을 해임하는 일이 과연 가능한 것이냐"며 "더구나 아직 임명받지 않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이런 일을 해도 되는 건지, 그런 권한이 있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전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경찰서장 회의를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김대기 실장이 (이 문제에) 올라탔다는 것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우리는 해석한다"며 "이 문제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올라탔다고 본다. 하필 비서실장의 첫 등판이 경찰 장악과 관련해서라니 어이가 없다"고 힐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문재인 정권) 당시 검사들의 집단 행동을 한없이 옹호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이번엔 전국 경찰서장들이 주말을 이용해 가진 회의를 놓고 온갖 겁박과 탄압으로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검찰 출신이 대통령인 정부에서 높은 직급인 검사들의 집단 행동은 너그럽게 용인되고, 경찰 총경들은 낮은 직급이라 엄격히 통제한다는 이중 잣대와 특권의식도 국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거들었다.

한정애 비대위원 역시 "검찰은 되고 경찰은 안되는 전국회의냐"며 "전국 검사장 회의, 부장검사 회의, 평검사회의 다 되는데 왜 전국 총경 회의는 안되는 거냐. 근거가 뭐냐"고 가세했다.

김대기 비서실장이 경찰국 신설이 대통령 지시가 아니라고 한 데 대해선 "대통령 지시나 재가도 없이 대통령령을 만들고 이를 통해서 경찰국을 신설하겠다는 것인가. 도대체 이 나라는 어디로 가는가"라며 "사실이라면 오롯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전횡"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원내 태스크포스(TF)인 '당 경찰장악 저지 대책단'을 당 차원 기구로 격상해 법률적 대응을 비롯해 국회 활동을 통해 총력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당권주자들도 경찰국 설치 강행을 맹비난했다.

당대표 후보인 박용진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검찰은 모여서 회의도 하고 성명서도 발표하고 집단행동을 해도 아무렇지 않았다는데 경찰은 모여서 회의만 해도 대기발령이라고 하면, 이거 뻔한 거 아니냐"며 "무조건 경찰의 정권의 사수를 위해서 뛰라며 뛰고 잡아오라면 잡아오는 ‘충견’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이 존경한다던 노무현 대통령은 과거‘기수파괴 인사방침’에 반발하는 검사들과 직접 토론을 했다"고 상기시킨 뒤 "윤석열 대통령도 ‘인사권’으로 경찰들을 겁박할 것이 아니라, 경찰들과 직접 대화와 토론하는 자리 만들기를 권고한다"고 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송갑석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서 "내로남불의 극치다. 그동안 검찰은 어땠는가. ‘검란’이란 말이 익숙할 만큼 검찰의 집단행동은 거침이 없었고, 어떤 제지도 받지 않았다"면서 "평검사·검사장 회의는 성공한 항거로, 전국 경찰서장 회의는 집단 항명으로 치부하는 윤석열 정권의 이중 잣대는 분명한 문제"라고 비난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찰은 적절했고, 정부가 부적절한 것이다. 검찰은 되고 경찰은 안 되냐"며 "검찰이 하면 로맨스고 경찰이 하면 불륜이냐. 내로남불이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민주당 패배의 한 원인 아니었느냐. 이제 검로경불이다. 검찰이 하면 로맨스고 경찰이 하면 불륜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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