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직무명령 거부 큰 책임..더는 집단 의사표시 안 돼"
[앵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경찰서장 회의 직후 대기발령과 감찰 지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당시 회의를 주도한 총경에게 거듭 해산 지시를 내렸지만 듣지 않아 중한 책임이 있다고 강도 높게 질타했는데요,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밝힌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아, 권력 코드 맞추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인용 기자입니다.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퇴근길 경찰청사 로비에 섰습니다.
지난 23일 총경들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전국 서장회의를 연 직후 대기발령과 감찰을 지시한 데 대해 이틀 만에 공개적인 입장 표명에 나선 겁니다.
먼저 회의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대기발령이 내려진 류삼영 총경에 대해선 명백히 복무규정을 위반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서장 회의가 진행되는 도중에 모임을 중지하고 해산하라고 두세 차례 요청했지만, 거부했다는 겁니다.
[윤희근 / 경찰청장 후보자 : 청장 후보자의 정당한 직무 명령을 본인 스스로 판단해서 그걸 거부하고 다수의 참가자들에게 전달도 하지 않은….]
전국 서장 회의에 이어 일선 경찰서 계장·팀장급인 경감과 경위들이 이번 주말 전국 현장팀장 회의 소집을 예고한 데 대해서도 금지 입장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윤희근 / 경찰청장 후보자 : 더는 국민께 우려를 끼치는 그와 같은 행동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당부 말씀을 드렸고/ 집단 의사표시를 하는 행동은 없을 것이라 기대를 하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국 서장 회의 전후로 윤 후보자의 입장이 돌연 바뀐 걸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애초 회의 결과가 나오면 회의 대표자가 윤 후보자와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기로 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서장 회의 자체에 대해서 최소한 암묵적으로 인정한 셈입니다.
그런데 회의가 시작되자 경찰청 공식 입장을 통해 돌연 엄정 대응 방침으로 돌아섰습니다.
권력 눈치를 본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장 회의를 쿠데타라고 규정한 데 대해서도 지역사회 치안 책임자들의 역할을 엄중하게 표현한 거라며 사실상 동조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윤호 /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 왜 경찰이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돼야 하는가 그 이유를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그런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이번 사태를 보면서 그런 부분이 불안해지는 것이죠 사실은.]
윤 후보자는 참모들과 상의해서 독자적으로 판단했고 행안부 윗선과의 교감은 없었다면서도 류 총경에 대한 대기발령을 철회할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다음 달 4일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가운데 행안부 경찰국 신설과 윤 후보자를 둘러싼 경찰 내부 반발과 갈등도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정인용입니다.
YTN 정인용 (quoteje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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