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식용' 도축장 또 적발.."법적 처벌 한계"
[KBS 전주] [앵커]
비좁고 더러운 철장에 개를 가두고 식용으로 기른 농장이 또 적발됐습니다.
기른 데 그친 게 아니라 무단으로 도축한 사실도 확인됐는데, 처벌은 쉽지 않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배설물과 털이 뒤섞인 바닥.
그 위로 늘어선 녹슨 철장마다 개들이 갇혀있습니다.
바짝 말라 위태로이 휘청대는 개도 발견됩니다.
비좁은 철장 속 식용으로 길러진 개는 모두 1백여 마리.
꽤 큰 규모로 개 사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붕 아래 도축 현장으로 의심되는 곳이 발견됐고, 바로 옆에 냉동고도 보입니다.
냉동고에선 잡은 지 얼마 안 된 개고기가 나왔는데, 농장 주인은 도축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생계를 위해서였고, 곧 그만 둘 생각이었다고도 털어놨습니다.
[개 농장 관계자/음성변조 : "(도축도 하신 거죠?) 그랬죠. 이것도 생계가 걸린 문제고. 안 해야 된다는 거 알고 정리하려고 하는데…."]
하지만 도축만으론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개는 축산물위생관리법 대상이 아니어서 도축과 유통에 아무런 행위 제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심각한 고통을 주는 방식으로 죽였다면 학대로 보고 동물보호법을 적용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증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김제시 관계자/음성변조 : "(발견된) 사체 자체가 불법은 아니란 말이에요. 잡는 과정에서 (잔혹한) 방법이나 이 부분이 불법이지. 작업할 때 보면 새벽에 한다든가…."]
동물보호단체는 정부와 지자체가 '개 무단 도축'을 방치하고 있다며, 개 식용 금지를 서둘러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엄지영/동물보호단체 어독스 대표 : "(개 식용 문제는) 사회적 합의는 다 이뤄졌다고 생각해요. 안 먹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개 식용 금지법이 있어야 도축이나 이런 것도 자연적으로 (사라집니다.)"]
김제시는 치료가 필요한 개 3마리를 구해 병원으로 보내고, 환경 오염 같은 다른 위법 사항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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