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장관이 총리 등 인사검증..왕중왕", 한동훈 "저는 의원님과 달리 사안에 개입 안 해"
박 "검찰총장 없이 인사" 비판에 한 "의원님이 총장 패싱"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석열 정부 첫 법무부 장관인 한동훈 장관이 25일 맞붙었다. 윤석열 정부 첫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서다. 박 의원은 한 장관에게 “왕중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한 장관은 “의원님과 달리 구체적인 (수사) 사안에 대해 개입하지 않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첫번째 질문자로 나선 박 의원은 “한 장관 나오십시오. 오랜만이오”라고 한 장관을 부른 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공직자 인사 검증을 지적했다. 한 장관은 “이 일을 하는 것이 잘못이라면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했던 인사 검증 업무는 모두 위법”이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이 “왜 법무부 장관이 대법관, 헌법재판관,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 수석(후보자)들까지 검증해야 하느냐”고 묻자, 한 장관은 “과거 민정수석실이 인사혁신처에서 위임받아 인사 검증할 때도 똑같은 규정에 따라서 진행한 것”이라며 “(인사정보관리단 업무에)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질의응답 내내 신경전을 벌였다. 박 의원이 “18개 국무위원 중 한 사람에 불과한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비서실장, 수석을 검증하는 건 왕 중의 왕”이라고 하자, 한 장관은 “그렇지 않다”며 “그간 밀실에서 진행되던 인사 검증 업무를 부처의 통상 업무로 전환한 것이며,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진일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의원이 “검찰총장이 공석인데 대검, 고검 (인사를) 다 한 장관이 해버렸다. 전례가 있는 일이냐”고 묻자, 한 장관은 “과거에 의원님이 장관일 때는 검찰총장을 완전히 패싱하고 인사를 하신 걸로 (안다)”고 맞받았다. 이에 박 의원이 “‘택’도 없는 말 하지 말라”고 하자, 한 장관은 “지난 정권에서 윤석열 당시 중앙지검장이 임명될 당시에도 검찰총장은 없었다”고 했다. 박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의원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에 대해 “과잉수사 아니냐”고 물었을 때는 “저는 의원님과 달리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 개입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한 장관이 박 의원의 말에 반박할 때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환호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웅성거렸다. 박 의원이 한 장관을 연단으로 부른 것은 모두 세 차례였고, 설전은 15분가량 진행됐다.
조문희·문광호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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