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오염수 속 '방사성 요오드' 99.8% 없애는 기술, 국내 연구진이 개발
100회 이상 쓸 수 있어 경제적
방사성 폐기물 양도 대폭 줄어
국내 연구진이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성된 ‘방사성 요오드’ 대부분을 제거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배상은 박사팀은 연세대 화학공학과 한병찬 교수팀, 서울대·기초과학연구원(IBS) 현택환 교수팀과 함께 바닷물이나 지하수에 녹아 있는 방사성 요오드를 99.8%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워터 리서치’ 최신호에 실렸다.
오염수에 섞인 방사성 요오드는 따로 떼어내 없애기 어려운 물질이다. 요오드는 염소나 불소, 브롬과 함께 ‘할로겐 음이온’으로 불리는데, 이 물질들은 서로 단단한 고리처럼 연결돼 있다. 기존 과학계에선 귀금속인 ‘은’을 흡착제로 사용하는 고육책을 써왔다.
그러나 이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방사성 폐기물로 변한 은 흡착제가 다량으로 생기는 게 문제였다. 은 흡착제는 한번 쓰고 나면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철 나노입자 표면에 백금을 입힌 새로운 흡착제를 고안했다. 흡착제 표면에 코팅된 백금 고유의 특성을 이용해 요오드만 쏙 골라내 잡아낸 것이다. 흡착제에 달라붙은 방사성 요오드는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분리해 방사성 폐기물로 처리한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쓰면 오염수에 섞인 방사성 요오드를 99.8% 이상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을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진은 이 새로운 흡착제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나노입자에 철을 넣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염수에 자석을 넣고 휘저으면 흡착제의 몸통을 이루는 물질인 나노입자 속의 철이 달라붙도록 한 것이다. 모래에 철가루가 섞였을 때 자석을 넣고 헤집으면 철가루만 자석에 깔끔하게 달라붙는 것과 같은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렇게 회수한 흡착제에서 방사성 요오드만 떼어내고 나면 흡착제를 다시 쓸 수 있다. 연구진은 100회 재사용해도 흡착 효율이 첫 사용 때와 비교해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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