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가 北어민 판문점통과 승인"..'유엔사 패싱' 주장과 배치

김지헌 2022. 7. 2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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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탈북 어민 북송 당시 유엔군사령부가 지원을 거절했다는 여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역시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2019년 당시 통일부가 (판문점을 통한 탈북 어민 북송에 대한) 승인을 유엔사에 얻었는가'라는 하 의원의 질의에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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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북송 논리 의혹 제기에 국방·통일장관, 국회서 바로잡아
북송을 거부하며 몸부림치는 탈북어민 (서울=연합뉴스)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 사진은 탈북어민이 몸부림치며 북송을 거부하는 모습. 2022.7.12 [통일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2019년 탈북 어민 북송 당시 유엔군사령부가 지원을 거절했다는 여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25일 열린 국회 정치·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관련 질의에 북한 어민의 판문점 통과를 유엔사령부가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간 '전 정부가 유엔사를 패싱했다'고 주장해온 여권의 의혹 제기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엔사가 북송 지원을 거부할 만큼 문제가 많았는데도 송환이 강제적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해온 터였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북송을 하려면 판문점을 통과해야 하고 그 지역 관할권은 유엔사가 있지 않느냐. 그 당시 유엔사가 승인했느냐'고 질의하자 "유엔사가 (판문점을 통한 북송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같은 당 태영호 의원도 '문재인 정부가 유엔사를 패싱하고 국방부에 (판문점) 개문을 지시한 것이 팩트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나 이 장관은 "유엔사 승인 없이 판문점까지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재차 같은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역시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2019년 당시 통일부가 (판문점을 통한 탈북 어민 북송에 대한) 승인을 유엔사에 얻었는가'라는 하 의원의 질의에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답변 전까지는 당시 국방부가 판문점까지 호송 요청을 받았으나 민간인이라 거부했고, 유엔사 측도 정부 요청에 5~6차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당시 유엔사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가 송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가 군 당국이 유엔사와 협의한 결과 JSA 대대가 민간인인 북한 주민을 호송할 수는 없다는 결론이 내렸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 태스크포스(TF)를 이끄는 한기호 의원도 지난 15일 "문재인 정부는 책임 회피를 위해 탈북 어부 강제 북송 지원을 유엔사령부에 수차례 요청한 걸로 확인됐다"며 "유엔사가 명백한 거절 의사를 표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군과 정부 당국에 따르면 당시 호송 지원 요청을 받은 국방부는 유엔사와 협의한 결과 호송 지원을 거부했다. 그러자 통일부가 재차 유엔사와 협의해 승인을 받아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유엔사가 송환 대상이 탈북 어민인지 인지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판문점에 통문(관문)이 여러 개가 있는데 국군과 유엔사가 분담해서 관리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일부는 국방부가 열었는데 판문점으로 들어가는 최종적인 통문은 유엔사가 개방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통일부를 통해 유엔사 승인이 나온 것이고, 유엔사가 이런 내용을 국방부에 알려줄 의무는 없다"고 덧붙였다.

강제 북송 의혹의 주요 논거가 된 '유엔사 패싱' 논란은 이달 초부터 불거졌지만, 국방부와 통일부가 더 일찍 사실 확인에 나섰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북송 당시 판문점으로 들어가는 통문을 관리하는 유엔사 JSA 경비대대 등의 통문 관리 일지만 확인했더라도 이런 의혹 제기는 초기에 바로 잡힐 수 있었다는 지적인 셈이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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