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는 '북송' 조준, 野는 정부 인사·경찰국 공격..대정부질문 격돌(종합)
野, 한동훈 겨냥해 '왕중의 왕'..민간인 나토 순방 동행 지적도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강수련 기자,노선웅 기자,김예원 기자 = 여야는 25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고성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탈북 어민 강제 북송 문제를 지적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인사와 경찰국 신설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은 첫 번째 질문자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부터 고성으로 시작됐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 이날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법무부 인사검증관리단의 인사 검증 문제와 검찰 인사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박 의원은 한 장관을 향해 "정부조직법 제32조에 법무부 장관의 직무 중 인사는 없다"며 인사검증관리단을 '법령 끼워 넣기'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법무부 장관은 18개 국무위원 중 한 사람에 불과한데 국무총리를 검증하고, 대통령비서실장을 검증할 수 있는 왕 중의 왕, 일인 지배시대를 한 장관이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장관은 이에 "과거 민정수석실이 (인사검증 업무를) 위임받아 할 때도 똑같은 규정 따라 했다"며 "위임할 수 없는 범위를 위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이 "동문서답하고 있다"고 하자 한 장관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반법치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검찰총장 공석 상태에서 한 장관이 검찰 인사를 단행한 것도 문제 삼았다.
그러자 한 장관은 "과거 의원님이 장관이실 때 검찰총장을 완전히 패싱하고 인사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반격했다.
이에 박 의원은 "턱도 없는 말 하지 마라. 인사 협의는 검찰총장의 고유 권한이고 직무대행은 할 수 없다"며 "(한 장관이) 수사만 해서 헌법과 법률을 많이 알지 못하는 것 같다"고 받아쳤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경찰국 신설 보류 의견을 낸 전국 경찰서장 회의(총경 회의)를 '쿠데타'에 빗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향해 "법 위반도 없는데 해산하려고 쿠데타, 내란에 비유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장관은 이에 "(지휘관들은) 위수지역을 이탈하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며 전날 모임을 위법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자, 박 의원은 "관외 여행신고, (절차를) 다 밟았다고 한다. 어떤 걸 위반했냐"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또 "(총경 회의를) 내란에 비유했다. 내란은 목적이 있어야 한다. (총경 회의에) 내란 목적이 뭐가 있냐"고 쏘아붙였고, 이 장관은 "위험성을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권은 문재인 정부에서 있었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탈북 어민 강제 북송 문제를 지적하면서 전 정부의 대북·외교정책 비판에 집중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권영세 통일부 장관에게 탈북 어민 북송 문제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권 장관은 "구체적으로 어떤 법령을 위반했는지는 수사 중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분명히 잘못된 조치,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권 장관의 대답에 "(북송이) 불법적이고 인권침해 사례라면 문 전 대통령의 법적 문제는 어떻게 되느냐"며 문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권 장관은 "수사 중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북한의 제7차 핵실험 가능성이 크다며 "2018년 8월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선언)는 국제사회와 우리 국민을 속인 사기극으로 판가름 난 것"이라고도 전 정부를 겨냥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에 "(북한이) 7차 핵실험까지 준비하는 걸 보면 심각한 문제"라며 "(7차 핵실험) 준비는 완료된 것으로 평가한다. 언제 할지는 김정은(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결심에 달려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실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해수부 공무원 유족 입장에서 대한민국은 괴물 같은 존재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종섭 장관은 "우리 실종 공무원이 북한 해역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 조금 더 적극적으로 구조와 송환을 북측에 요청했어야 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조치가) 미흡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북송 사건에서 국제사회는 대한민국을 문명국가가 아니라는 시각으로 보기 시작했다"며 "고문 위험국에는 누구라도 강제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고문방지협약 제3조를 어겼다"고 지적했다.
권영세 장관은 이에 "흉악범은 북한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은 문명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이고 그런 논리를 연장하면 '삼청교육대' 사고방식으로 간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 하락세 원인에 대해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에 2개월의 기간 동안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지 못한다는 말씀을 솔직하게 드리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국무위원 낙마로 인한 인사검증 실패 지적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지명되는 국무위원 후보가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과제를 제대로 담당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 기준)"이라며 "거기에 따르는 검증 기능이 있지만 어떤 때는 결국 그런 것 중에 뭔가를 선정(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현실적으로 있다"고 했다.
한 총리는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선 "일반 경력직에 대한 채용과 별정직에 대한 채용이 좀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는 "별정직 공무원 채용에 있어서 비서관·비서 등 보좌업무를 수행하거나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특수한 절차를 밟아서 하고 있다"며 "어느 정부도 청와대 인선에 대해서는 추천받고 검증을 거쳐서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전국 경찰서장들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지난 23일 소집한 총경 회의에 대해선 "상명하복에 의해 국가로부터 공권력을 부여받은 분들이 명령에 불복하는 것은 국가 유지에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12·12 쿠데타 발언은 너무나 부적절한 언급이었다'고 지적하자 차분한 어조를 유지하던 그는 단호한 어투로 "분명한 것은 그분들은 상사의 명령에 불복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민간인 신모씨가 정부합동답사단의 일원으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스페인에 사전 답사를 갔다는 의혹과 관련, 답사단 명단을 제출할 것을 외교부에 요청했다.
그는 박진 외교부 장관을 대상으로 한 질문에서 "(신씨가) 사전 답사를 갔다고 한다"며 "답사단 명단을 제출하라"고 말했다. 신씨는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으로, 윤 대통령 부부의 스페인을 방문에 동행했다.
박 장관이 "(답사단) 명단이 있는 것은 봤지만 다 기억은 못한다"고 밝히자 "(답사단은) 대통령 순방 진행 한 달 전에 미리 사전답사하는 팀이다. (신씨 포함 여부를 모른다면) 명단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결재를 했다는 말이 된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신씨의 보안각서 제출 여부도 꼬치꼬치 캐물었다. 박 장관이 "확인해 봐야 한다. 제가 직접 보안 각서를 받지는 않았다"고 답하자, 고 의원은 "보안각서, 그리고 정부합동답사단의 (명단이) 제출되지 않으면 명단에 (신씨) 이름이 없거나, 보안각서가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압박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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