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광우병 사태 닮아가"..권성동 "항명모의 '경찰판 하나회'"(종합2보)
"설득 필요" 신중론도..경찰출신 권은희 "복종의무위반 불성립"
(서울=연합뉴스) 최덕재 홍준석 기자 = 국민의힘은 25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여는 등 일부 경찰이 집단행동을 한 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의 집단행동이 한계를 넘었다"며 "불법적 행위를 하면서 의인이라도 되는냥 행세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대행은 "경찰은 총과 탄약을 들고 정보를 독점한 13만 명의 거대한 공권력으로, 이런 공권력이 노골적으로 견제를 거부한다면 쿠데타일 뿐"이라면서 "본질은 항명을 모의하는 '경찰판 하나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하여 민주적 통제를 받겠다고 하지만 이는 궤변"이라며 "경찰위원회는 민변 출신 대통령이 임명한 민변 출신을 위원으로 임명한 '민변 아바타'로, 경찰이 이런 기관의 통제를 받는다면 민주적 통제가 아니라 '민변의 통제'"라고 했다.
조해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경찰사태가 광우병사태를 닮아간다"고 우려를 표했다.
조 의원은 "그때도 멀쩡한 수입쇠고기를 '뇌송송, 구멍탁'이라며 광우병 공포로 허위·과장·왜곡 선동했는데, 지금도 청와대 민정실의 음습한 경찰통제를 법과 제도로 정상화하는 개혁조치를 권력시녀화, 독재회귀라며 국민을 속이고 미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우병 때는 거짓 앞에 참담하게 백기를 들었지만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면서 "지난 정권에서 경찰조직을 정권하수인·무능집단으로 추락시키고도 반성없이 기득권 지키기의 정치놀음에 영혼을 팔아 헌정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경찰 하나회' 세력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경찰서장을 군에 비교하자면 실 병력을 지휘하고 있는 여단장들로 대령과 준장 사이쯤 된다"며 "육군 대령과 준장 50여명이 휴일에 육군 직제개편에 반대해 모이는 게 가능한 일인가. 경찰 지휘부가 냉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대통령실의 통제는 괜찮고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해서 통제받는 것은 안된다는 일부 경찰의 논리에 동의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경찰서장 모임을 주도한 이가 공교롭게도 울산 중부경찰서장이다. 대통령 친구의 울산 시장 당선을 위해 청와대 대통령 참모들이 대거 개입하고 그 총대를 울산의 경찰이 멨다. 경찰이 대통령실 지시로 하명 수사나 하는 조직으로 돌아가서야 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소속 경찰 출신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은 상명하복의 지휘체계를 생명으로 하는 제복 조직"이라며 "모임을 종료하고 해산하라는 지휘부의 지시를 어겨가며 입장 발표까지 한 것은 복무규정을 위반한 도를 넘은 행위"라고 밝혔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지난 4월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검사들의 모임에 '삼권분립과 민주 헌정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으면서 경찰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당연하고 자연스럽다'며 기다렸다는 듯 경찰과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 과연 후안무치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당 일각에선 "경찰과 대화하고 설득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하태경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대기발령을 내리는 등 거칠게 하는 것은 오히려 반발만 더 키우기 때문에 정서적 거부감을 이해해주고 대화와 설득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톱다운으로, '왜 우리 말 안 들어' 이런 식으로 강압적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경찰들이 오해하고 있다는 걸 충분히 설명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이 복종의무위반을 한 것이 아니라며 감싸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찰 출신인 권은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가공무원법 57조 복종의무는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을 요건으로 한다"며 "휴일·연가 중의 행위는 직무범위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해산명령은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이 아니고, 복종의무위반은 애시당초 불성립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상민 행안부장관이 경찰행정의 투명성과 정상화를 소리 높여 주장하시고 있는데, 언행일치의 자세로 본인이 관여한 게 있다면 공개하셔서 경찰행정의 투명성에 귀감이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D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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