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채용·경찰국 vs 어민 북송..공수 바뀐 여야 첫 대정부질문
민주당, 대통령실 채용·민간인 순방 동행 이슈 반격
25일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열린 국회 국방·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은 정권교체로 공수가 바뀐 여야가 사안마다 격돌했다. 국민의힘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탈북어민 북송 사건 등 문재인 정부의 대북·안보 정책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데 집중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문제로 맞불을 놓았다.
국민의힘, 문재인 정부 안보정책 공세
여당의 공세는 특히 탈북어민 북송 사태에 집중됐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송 사건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분명히 잘못된 조치,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탈북주민이 북쪽으로 다시 귀환할지 대한민국에 남을지 의사를 확인해서, 정확히 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사가 확인되면 통일부가 대한민국에 수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권 장관은 당시 북송 사태는 "(탈북민) 의사에 반해 강제로 북송된 유일한 케이스로 안다"라고도 했다. 권 장관은 또 '흉악범이라 북한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는 전 정부 논리에 대해 "문명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사회 전체를 위해 개인 인권을 희생한다는 논리를 연장하면 5공화국 당시 삼청교육대까지 긍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권 장관 외에도 대정부질문 나선 장관들은 탈북어민 북송 문제를 일제히 비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우리 영역으로 들어와 보호신청을 한 북한주민을 강제로 추방할 수 있는 국내 법률이나 판례가 단 한 가지라도 존재하느냐"는 태영호 의원의 질의에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도 북한으로 보낼 만한 법적 근거는 분명히 없다"고 단언했다. 한 장관은 "북한 주민이 대한민국 영토 외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해 대한민국 사법부가 징역형을 선고한 전례도 있다"면서 "충분히 국내 사법시스템에 따라 처벌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며, 현재 진행 중인 수사를 통해 사건 진상이 명백하게 규명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북한 어민들의 판문점 송환 절차의 경우 유엔군사령부의 승인은 거쳤던 것으로 확인했다. 여당은 우리 정부가 유엔사를 '패싱'하고 강제북송을 강행했을 것으로 판단해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따질 셈이었다. 그러나 국방부와 통일부 장관은 모두 이날 국회에서 "확인 결과 유엔사 승인 하에 판문점을 통해 탈북민 송환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북한 비핵화 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외교안보 정책은 궤도를 많이 이탈했다"며 "한미관계는 크게 훼손되고 대북·대중관계는 저자세로 일관해 왔으며, 대일관계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5년 동안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졌느냐"는 윤 의원 질의에 "북한은 지난 5년 동안에도 핵물질을 지속적으로 생산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정확한 수치로 말하기 제한되지만, 10% 정도 증가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채용·경찰국… 민주, 인사 문제 집중 공략
민주당은 대통령실 친인척 채용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이 ‘줄줄이 사탕’이라 민망해서 차마 보기 어려울 정도”라며 “후보 당시 공정과 상식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는데 이 같은 공약과 정반대”라고 포문을 열었다.
같은 당 고민정 의원은 윤 대통령의 스페인 순방 당시 동행한 이원모 인사비서관 부인 신모씨 문제를 파고들었다. 그는 박진 외교부 장관을 불러세운 뒤 “외교부 장관 결재를 통해 ‘기타수행원’으로 지정됐다고 대통령실이 해명했지만 외교부 장관은 명단에 그 사람이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또 다른 사적채용 사례가 없는지, 사기업 겸직 사례가 없는지 대통령실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며 “’공무원 시험합격은 권성동, 대통령실 시험합격은 윤석열’이라는 패러디가 봇물을 이룬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별정직으로 비서관, 비서 등 보좌 업무를 수행하거나 국정 업무를 수행하는 분에 대해서는 특수한 절차를 밟아서 하고 있다”며 “어떤 정부도 청와대 인선을 할 때 추천을 받고 검증을 거쳐서 한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한동훈 장관과 함께 정권 실세로 불리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향해서도 화력을 집중했다. 박주민 의원은 이 장관에게 “그 (경찰서장) 모임을 쿠데타, 즉 내란에 비유했는데 내란이 성립하려면 내란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 장관의 발언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쿠데타와 내란은) 조금 다르다”며 “공무원의 집단행동이 금지돼 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 장관은 또 "경찰국을 신설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행안부 장관에게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동훈이 다했다" "박범계 총장 패싱" 전·현장관 기싸움
- 스캔들 휩싸인 머스크, 이번엔 '절친' 구글 창업자 부인과 외도
- "올해 안에 결혼할 예정" 김연아 결혼 암시 성지글
- 허경환 어머니 "아들 돈 잘 벌어... 미친 듯 쓰고 싶다"
- 장도연 미자 따돌림 의혹 일자 미자 직접 해명… "따뜻하고 좋은 친구"
- 30대 고교 여교사,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 경찰 수사
- '쿠데타' '총칼' 특정 그룹'… 직격탄 쏟아낸 이상민
- '김연아 보다 5살 연하' 예비 신랑 고우림은 누구?
- 윤 대통령, 총경 집단행동에 "행안부·경찰청 필요한 조치할 것"
- 우영우 모델은 세계적 동물학자... 드라마 속 캐릭터 '막전막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