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류삼영 총경, 대기발령 철회 어렵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25일 일선 경찰관들에게 “더 이상 국민들께 우려를 끼칠 일이 없어야 한다”며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라”고 지시했다. ‘전국 경찰서장 회의(총경회의)’를 주도했다 대기발령 조처된 류삼영 총경에 대해서는 “대기발령 철회가 어렵다”고 했다.
윤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최근 경찰을 둘러싼 논란으로 국민들께 심려 끼친 것에 대해 후보자로서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후보자는 “빠른 시간 내에 조직을 안정 시키고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누구보다 안타깝다”고 했다.
지난 23일 열린 총경회의에 대해서는 “총경들이 모여있다는 걸 알고 사전에 자제를 촉구했으나 그럼에도 모임이 진행됐다”며 “모임의 내용과 방식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청장 후보자로서 모임 중간에 중지하고 해산해달라는 요청을 2~3차례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확인한 결과 류삼영 총경은 직무명령을 본인 스스로 판단해 거부했을 뿐 아니라 다수의 참가자에게 전달도 안했다”며 “책임 정도가 중해 대기발령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자는 감찰 대상이 된 총경회의 참석자들이 형사 처벌 대상인지 묻는 질문에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거라 본다. 주도자와 일반 참석자들은 책임의 경중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구체적 내용은 사실확인 조사를 통해서 응당한 조치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총경회의를 ‘쿠데타’에 비유한 것에 대해서는 “어떤 의도로 말한 건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총경들이 지역 사회의 치안 책임자로서 막중한 역할하고 있기에 이들이 모여서 회의하는 걸 엄중하게 보는 표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윤 후보자는 회의를 주도한 류 총경에 대한 대기발령 철회 가능성을 두고는 “류 총경은 모임을 주도한 책임뿐 아니라 청장 후보자의 정당한 직무명령을 본인 스스로 판단해서 거부하고 다수의 참가자에게 전달도 하지 않은 정도가 중하다고 생각해서 대기명령을 철회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전국 팀장 회의’ 등에 대해서는 “더 이상 국민들께 우려를 끼치는 그 같은 행동이 있어선 안 되겠다”고 했다.
윤 후보자는 이 장관이 “총경 회의를 주도한 특정 그룹이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경찰은 구성원 숫자도 많고 입직 경로가 다양하다. 총경 이상 계급이 되면 입직경로 중에 특정 출신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말씀하신 게 아닌가 싶고, 구체적인 내용은 사실관계를 조사해보면 확인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윤 후보자는 “내일이면 행안부 경찰국 시행령 등이 국무회의를 통과할 예정”이라며 “그간 의견표명은 우리 조직을 사랑하는 순수한 취지였다 생각한다.이제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 지휘부를 믿고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자는 이날 오후 7시쯤에는 경찰 내부망에 서한문을 올려 “경찰청에서는 현장 동료들의 순수한 취지가 도리어 퇴색되는 일이 없도록 보다 지혜로운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조만간 공식적이고 적절한 방법으로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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