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고 춤추고..이준석, 전국 돌며 '장외 정치'

박준우 기자 2022. 7. 25. 18: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치권 소식 차례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국민의힘인데요. 이준석 대표가 영호남을 가로지르며 세 결집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예고했던 대로 호남 표심 공략, 또 당원 확대를 노리는 행보라는 분석이 많죠. 다만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이런 행보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많은데,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전국 유랑길에 오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곳곳을 누비며 지지자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인데요. 아, 생각해보니 대전과 대구는 아직 방문하지 않았군요. 대전은 아무래도 성상납 의혹의 쓰라린 기억이 있는 곳이라 빠진 거 같은데요. 대구는 아마 이분과 시간을 맞추려고 아껴뒀나 봅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지난 20일) : 이준석 대표는 그리 놔두세요. 본인이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대구에서 한번 식사하실 계획은?} 아니, 연락 오면. 나는 이준석이 하고 친하잖아요.]

그간 이 대표의 유랑 동선을 날짜별로 지도에 표시해봤는데요. 13일 광주를 시작으로 부산과 강원을 거쳐 다시 호남을 들렀다 오늘(25일)은 바다 건너 울릉도까지, 동서를 가로지르며 신출귀몰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대표, 당권을 내려놓은 지 2주 정도 지났는데요. 징계 의결 직후에는 불복 의사를 밝혔었죠. 당대표로서 "징계 처분을 보류할 생각"이 있다고 강대강 대치를 예고한 건데요. 하지만 이 대표와 가까운 정치권 인사들이 만류하자 이후 표면적으로는 반발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정치 사안과 관련해서도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럼 2030 지지자들과는 직접 만나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 걸까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유튜브 'JTV뉴스' / 지난 21일) : 어떻게 이렇게 처음 만나가지고 다들 얘기하는지 신기할 텐데 주제는 아마 윤핵관 욕이 될 거예요.]

이 대표, 속으로는 자신이 징계를 받은 것도 윤핵관의 권모술수 때문이란 의구심을 품고 있죠. 자신의 지지자들과 만나는 자리인 만큼 안줏거리는 항상 '윤핵관'이었던 모양입니다.

처음부터 지지자들에게 입단속을 한 것도 이 때문인 것 같은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유튜브 'JTV뉴스' / 지난 21일) : 무슨 내용을 제가 얘기했는지에 대해서 언론인들의 취재가 심할 텐데 그거는 얘기해 주시면 안 돼요, 그거는. 그거 얘기하시면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되게 적어요.]

하지만 이 대표가 어딜 가든 진짜 강조하는 메시지는 따로 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유튜브 'JTV뉴스' / 지난 21일) : 다들 당원 가입하셨어요? 책임 당원 있으신 분? 지난번에 나 잘리고 그래가지고 전주에 100명 들어왔다며.]

'당원 가입' 메시지만 반복하고 있는데요. 이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뒤 당 혁신위원회를 띄우면서 천명했던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기 정치'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달 12일) : 정말 지난 5년 동안 탄핵 이후에 절치부심하면서 너무나도 어려웠을 그 사람들을 알기 때문에 정말 제 선거 아니거든요. 제가 책임이 있는 선거지, 제 선거 아니지만은 목숨 걸고 뛰었습니다. 근데 이제 자기 정치 좀 하겠습니다.]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자기 정치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혔죠. 2가지 사항에 방점을 찍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달 12일) : 당원들이 당비를 내면서 당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렵게 구축했던 당원 민주주의의 틀은 다시 무너질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당대표와 일부 당직자들이 모든 의사결정 구조를 독점하는 세상이 다시 올 겁니다.]

그 하나가 '당원 민주주의'입니다. 공천 등 중앙당 권한을 분산해서 당원들의 권리를 증진하겠다는 목표입니다. 당원들이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당 하부 구조를 강화해서 체제 개혁을 이끌겠다는 건데요.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하기 좋은 O요일"이란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달 12일) : 당원은 100만, 200만을 넘어서까지 확대되어야 되는 것이고 그 당원들에 대한 교육은 더 강화돼야 되는 것이고 지금까지 우리가 당에서 만들어내지 못했던 담론들을 유튜버들이나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내면서 보수세력의 담론이 저열해졌던 것들을 다시 되돌릴 필요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서진 전략'입니다. 호남 표심에 공을 들이겠다는 구상인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달 12일) : 소위 서진 전략보다 훨씬 더 강한 수준의 그런 서진 전략이 예고하겠습니다. 7월경부터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결코 우리 당만이 혼자 가는 길도 아닐 것이고 이젠 민주당이 두려워할 만한 그런 강도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다음 총선에서는 저희가 호남지역에서 많은 당선자를 낼 수 있도록 저희가 체계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이 대표의 전국 유랑 지도에서도 서진 전략이 드러납니다. 13일부터 15일까지 광주, 목포, 순천 등 호남에 머물렀죠. 이어 21일에 전주를 시작으로 23일 광주까지 2차 호남 일정을 소화하는데요. 당원권은 정지됐지만 지난달 예고했던 '자기 정치'를 그대로 실행 중인 셈입니다. 특히 22일 진도에서는 장기 자랑도 선보였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페이스북 / 지난 22일) : 선거 때도 그렇고 진도 와가지고 정말 약속 많이 하고 갔는데, 요즘 빠르게 지키기 어렵고 좀 기다려야 할 거 같아가지고 너무 죄송해가지고 우리 상권 살리기 버스킹 한다고 해가지고 제가 찾아와서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무대 위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이 대표, 노래 한 곡조를 뽑았는데요.

선거 때 호남과 약속한 사항은 무조건 지키겠다는 의미에서 가수 박상철 씨의 '무조건'을 선곡한 것 같은데요. 이어진 앙코르 요청에는 송대관 씨의 곡, '네박자'를 택했습니다.

혹시 앙코르곡으로 송대관 씨의 노래를 부른 건 윤핵관을 씹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던 건 아닐까요?

당 안팎에서 이런 이 대표의 자기 정치 행보를 곱지 않게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준석 스나이퍼 3인방인데요. 먼저 윤핵관의 좌장이 몸소 나섰습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 이에는 이, 버스킹에는 버스킹인가 봅니다.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인의 버스킹 영상을 올렸습니다. 이 대표가 진도 버스킹 영상을 공개한 지 딱 하루 만에 맞불 업로드를 한 겁니다.

[정진석/국회부의장 : 학교 다닐 때 좀 놀았어요~]

정 부의장, 지역구인 충남 공주에서 열린 한 야외 행사에서 노래를 불렀는데요. 수준급의 기타 실력도 뽐냈습니다.

정 부의장의 선곡은 가수 김광석 씨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였는데요. 당시 사회적 통념과는 뒤바뀐 청개구리 같은 세상을 노래하고 있죠. 아마 이 대표를 겨냥한 가사가 아닐까 싶은데요. 반대로 앙코르로 부른 노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바치는 헌정가였습니다.

이승철 씨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인데요. 지난해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불렀던 노래입니다. 똑같은 곡으로 윤 대통령을 향한 절절한 마음을 표현한 듯합니다.

다음 스나이퍼는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전 의원인데요. 지금은 자기 정치할 때가 아니라 자기 반성할 때라고 일침을 놨습니다. 성상납 의혹을 둘러싼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기간인 만큼 이 대표에게 자중을 당부했는데요.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경찰 수사의 결과에서 이준석 대표의 주장과 다른 부분이 나오느냐, 이준석 대표대로 경찰 수사가 이루어지느냐에 따라서 본인이 힘을 받거나 아니면 징계가 오히려 힘들어지거나 하는 부분이라서 조금 더 지금은 자숙하는 모습이 더 좋지 않을까, 저라면 그러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배턴을 넘겨 받은 스나이퍼도 있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의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입니다. 이 대표에게 성상납을 했다고 주장해온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법률 대리인 자리를 넘겨 받게 된 건데요. 그동안 김 대표의 법률 대리인은 이 대표에게 공공연히 반감을 드러내왔던 김소연 변호사가 맡았었죠. 하지만 스케줄 문제로 물러나게 됐습니다. 김 변호사는 '이준석 퇴진'을 줄기차게 외쳐온 강 변호사가 후임을 맡게 돼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강 변호사도 정치적 사건이라 수임을 망설였지만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필요가 있다는 확신 끝에 최종 수임하게 됐다"고 하는군요.

자, 오늘은 전국을 유랑하며 자기 정치를 펼치고 있는 이준석 대표와 이 대표를 견제하는 당내외 인사들의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이 대표, 누가 뭐라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스타일이죠. 이 대표의 전국 유랑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은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 노래로 대신하겠습니다.

[2NE1 'I Don't Care' : cause I don't care e e e e e…]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