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가 공익재단 세워 지역돕기 '부산형사회연대기금'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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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지원한 곳은 재단법인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이다.
여기에다 에스케이(SK)해운, 부산항운노조, 부산항만공사 등 부산 연고 기관이 차례로 돈을 내놓으면서 기금은 25일 현재 약 53억원(최초 출연금 10억원 제외)까지 불어났다.
이밖에 창업 3년이 안 된 39살 이하 사업가가 저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보증을 지원하는 '부산영세사업자 특별금융지원'도 기금이 운영하는 대표 금융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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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웃 돌보고 지역경제 활성화"
청년에 7달간 월100만원 '기본소득'
공익단체 활동가에 금리 1% 대출
개별기업으로 처음..영세업자 지원도
#1. 작가 송아무개(28)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설을 쓰다 보니 항상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던 중 지인한테서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이란 곳에서 일곱달 동안 꼬박꼬박 매월 100만원을 준다더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지급 대상에 선정된 뒤 글쓰기에 집중해 수개월 만에 소설 한 편을 완성했다. 송씨는 “지원받지 못했다면 소설을 끝내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며 “경제적 자립을 하면 청년들에게 내가 받은 혜택을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2. 김아무개(41)씨는 2020년께 사회적 기업에서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일했다. 자금이 필요해 시중은행 문을 두드렸으나 필요한 만큼 대출 한도도 나오지 않았고 이자도 생각보다 비싸 대출받기를 포기했다. 어느 날 회사 대표가 “무담보에 연 1% 이자율로 돈을 빌려주는 곳이 있으니 추천서를 써주겠다”고 했다. 그 덕분에 김씨는 그해 12월 1천만원을 2년 만기 상환 조건으로 돈을 빌렸다. 그는 “가파르게 뛴 시중금리를 염두에 두면 연 1% 금리는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들을 지원한 곳은 재단법인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이다. 2019년 부산은행 노사가 10억원을 출연해 조성했다. 기금 설립 이후에도 노사는 매월 1억원을 출연하고 있다. 임직원 중 약 60%(1500명)가 월급의 0.5%를 떼어 모두 2천~3천만원을 내고, 회사는 7천~8천만원을 보태는 방식이다. 여기에다 에스케이(SK)해운, 부산항운노조, 부산항만공사 등 부산 연고 기관이 차례로 돈을 내놓으면서 기금은 25일 현재 약 53억원(최초 출연금 10억원 제외)까지 불어났다.
기금이 올해 27개 사업에 책정한 사업비는 모두 14억원이다. 낮은 금리의 대출과 보증 사업 비중이 가장 크다. 부실만 없다면 기금 원금의 감소는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 사업으로는 1년 약정에 연 1% 금리로 500만원을 빌려주는 ‘청년공익활동가 대출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한해 전보다 1인당 대출 한도와 만기를 줄인 대신 지급 인원을 늘렸다. 사업비도 1억원 늘어난 3억원이다. 이밖에 창업 3년이 안 된 39살 이하 사업가가 저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보증을 지원하는 ‘부산영세사업자 특별금융지원’도 기금이 운영하는 대표 금융 사업이다.
실험 성격의 부산형 청년기본소득도 있다. 소득이나 재산, 직업 등을 따지지 않고 7개월 동안 매월 100만원씩 주는 사업이다. 지난 1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신청을 받아 무작위 추첨으로 100명을 선발한 뒤 서류 심사와 재추첨을 통해 10명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지난해엔 14명에게 7개월 동안 100만원을 줬다. 심연주 부산형사회연대기금 사무처장은 “1차 대상자 14명을 관찰했더니 긍정 평가가 많아서 2차 대상자 공모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기금의 최미래 과장은 “기본소득은 누구나에게 지원하는 게 맞지만 재원이 한정돼 있어서 신청자들의 사연을 고려해서 선발한다. 실험을 이어가며 보완점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안감찬 부산은행장은 “부산형사회연대기금은 개별기업 노사가 설립한 최초의 공익재단이다. 재단이 뿌리를 내려서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희원 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은 “대규모 감원 등 대외적 여건이 발생해도 재단이 흔들림 없이 운영되도록 하기 위해 연간 12억원을 반드시 출연하는 조항을 노사 협약서에 넣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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