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에 내 몸이 멈췄다"..불안한 영혼을 위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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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자아란 사회구조 안에서 매 순간 불안하고 연약한 존재이며 하나의 통합된 완전한 이미지가 아닌 분리된 조각으로 이루어진 파편과도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7월 24일 시작한 양정임 작가의 개인전 '불안한 파편들'이 제주 아트스페이스 '새탕라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연약하고 상처받은 자아는 극복되지 못하고 빛을 잃어 가고, 촛불을 켜는 순간은 그 불안과 잃어버린 빛을 찾아 마주하기 위한 무의식적 행동이 아닐까 작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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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7일까지 아트스페이스 새탕라움
# "접종자와 비접종자, 두 부류로 나누어 시비를 논하는 현상이 그렇다..."접종했어?" 이 기호 속에는 안부만이 아닌 경계 태세가 숨어 있는 듯했다. 나는 이 현상을 백신이데올로기라 칭하고 싶다. 백신이데올로기가 접종 유무로 사람을 판단하게 만드는 편견을 불러 일으킨 것 같았다. 개인의 어떠한 사정과 이유는 뒷전으로 묻어둔 채 말이다. 이데올로기는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다.
'인간의 자아란 사회구조 안에서 매 순간 불안하고 연약한 존재이며 하나의 통합된 완전한 이미지가 아닌 분리된 조각으로 이루어진 파편과도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크 라캉이 말했듯 인간의 자아는 타자를 매개로 구성되기 때문에 불확실하며 끊임없이 변모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 '전시 기획의도' 중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어느 작가의 탄식이 섞인 독백입니다.
'자아'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집니다.
온전한 내가 아닌, 이질적인 타자의 시선들로 빚어진 이미지로 고착되면서 갈등과 긴장의 아슬아슬한 관계가 이어집니다.
보편적인 질서 이전, 정상적인 사회 이전의 세계에서 객관화된 대상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규정짓는데서 정체모를 불안은 시작됩니다.
작가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거대 서사에 짓눌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주체적 판단을 잃고 나의 기운과 빛을 내며 생동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며 "현대사회의 도덕적 규범 등에 억눌려 잃어버린 개인의 고유성과 자아를 찾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작업을 했다"고 전시 배경을 전합니다.
7월 24일 시작한 양정임 작가의 개인전 ‘불안한 파편들’이 제주 아트스페이스 '새탕라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3개 전시실.."인간의 내면, 다양성 담아내"
전시실은 모두 3곳으로 분류됩니다. 1전시실엔 3개의 '자아;상'을 놓고 각각 이드, 자아, 초자아 등 인간의 정신을 이루는 3개의 영역으로 설정했습니다. 각 영역이 각자의 위치에서 적당히 발현되면 인간은 타자와 원활한 소통과 자신의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지만 현대인들은 이들이 섞인 혼돈의 삶을 살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2전시실 '파편의 방'엔 어딘가 엉성하고 불안한 형태의 촛대들이 있습니다. 연약하고 상처받은 자아는 극복되지 못하고 빛을 잃어 가고, 촛불을 켜는 순간은 그 불안과 잃어버린 빛을 찾아 마주하기 위한 무의식적 행동이 아닐까 작가는 생각합니다.
3전시실 '빛을 찾아서'는 생성과 소멸, 다양성이 공존하는 우주 이미지를 통해 현대사회의 거대서사에 억눌려 제 빛깔을 잃어버린 자아에 대한 애도와 스스로를 돌아보고 상처받은 자아가 극복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전시는 다음달 7일까지 이어집니다. 2022년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에 선정돼, 후원으로 마련된 전시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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