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 '뻘짓' 해볼까..지상 최대 물싸움 해볼까

한겨레 2022. 7. 2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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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부르는 여름 축제들
오대천·보령·장흥·수원 등
물과 진흙, 문화재, 토마토 소재로
흥미진진한 체험·볼거리 넘쳐
대표적인 여름 축제 중 하나인 정남진 장흥 물 축제의 코로나19 발생 전 모습.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지난 2년간 문을 닫았던 지역 축제들이 속속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이 모처럼 웃음꽃을 피우며 관광객 맞이에 분주하다. 집에만 있기에 아까운 여름방학, 어린이·청소년이 즐기기 좋은 축제들을 소개한다.

천혜 자연 속 물놀이, 평창 오대천 물놀이축제

겨울철 평창송어축제로 유명한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에서 처음으로 여름 축제가 열린다. 7월29일부터 8월7일까지 열리는 평창 오대천 물놀이축제는 아름다운 계곡들이 숨어 있고 1급수 물고기들이 살아 있는 오대천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다. 오대산 우통수에서 발원해 정선군 나전리에서 골지천과 합류하는 오대천은 하류로 내려갈수록 협곡을 이뤄 아름다운 경치를 이룬다. 푄 현상으로 8월 초순에도 평균 기온이 섭씨 27도인데다 평균 해발 700m에 위치하고 있어 한여름에도 청량한 기운이 넘치는 점이 여름 휴가지로 매력적이다.

올해 처음 열리는 평창 오대천 물놀이축제가 7월29일 개막을 앞두고 한창 준비중이다.

물놀이축제는 평창송어축제의 기존 시설들을 활용한다. 눈썰매장은 60m 길이의 워터슬라이드로 변신하고 실내 낚시터는 어린이들을 위한 풀장으로 활용된다. 물놀이 시설들은 유아용과 어린이용, 청소년용 등으로 구분해 안전성을 높였고, 가족과 연인끼리만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코로나19 전염 위험도 낮췄다. 물놀이를 실컷 하다 지겨우면 꼬마기차와 깡통열차도 탈 수 있고 카약도 탈 수 있다. 특히 수륙양용차인 아르고를 타면 축제장 주변을 돌면서 땅과 물을 거침없이 달려보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축제장 중심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선 ‘오대산천 전국 가요제’도 열리고, 래프팅 끌기, 물총싸움, 수상 줄다리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자연 그대로의 오대천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바지를 걷고 하천에 들어가 걷는 것이다. 수심이 30~60㎝로 누구나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고, 물속을 오가는 물고기들을 관찰하는 재미도 크다. 곳곳에 테이블과 선베드 등을 마련해놔 휴양형으로 축제를 즐길 수도 있다.

축제에서 감자전, 메밀국수 등 강원도 토속음식을 맛보고, 인근에 위치한 대관령양떼목장, 한강 시원지 체험관, 월정사 성보박물관, 왕조실록·의궤박물관 등까지 둘러본다면 남부럽지 않은 알찬 여행이 될 것이다.

제25회 보령머드축제가 열리고 있는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앞 머드체험장에서 참가자들이 서로에게 머드를 뿌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박람회까지 1석2조, 보령머드축제

지난 16일부터 8월15일까지 대천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보령머드축제는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축제다. 대천해수욕장 인근의 진흙(머드)의 우수성에 착안해 1998년에 시작된 이 축제는 지금까지 외국인 360만명을 포함해 4600만명 이상이 찾은 한국 대표 축제로 ‘아시아 3대 축제 인기상’ 등 각종 수상 이력이 화려하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열리는 만큼 축제 기간도 기존 10일에서 31일로 대폭 늘리고, 체험존과 해변무대 공연, 대회형 행사 등 모두 38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보령해양머드박람회’도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함께 열려 축제도 즐기고 박람회도 관람하는 ‘일석이조’를 누릴 수 있다.

머드 수백톤을 쏟아부은 축제는 ‘머드체험 일반존’ ‘머드체험 키즈존’ ‘머드프라이빗존’ ‘머드워터파크존’ ‘머드 인 월드 베스트 비치존’ 등 다양한 체험시설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들은 키즈존에서 안전하게 물놀이와 진흙놀이를 즐길 수 있다. 대형 풀장이 마련된 머드워터파크존도 아이들을 흥분시킨다.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프리이빗존에는 가족이나 동행끼리만 독립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머드풀’이 있다.

몸에 진흙이 묻는 게 싫은 어린이·청소년이라면 해양머드박람회가 더 재미있을 수 있다. 해양머드주제관, 해양머드체험관, 해양머드웰니스관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된 전시관에서는 보고 만지고 체험할 거리들이 무궁무진하다. 수중드론이나 수중용접 시연도 볼 수 있고, 해양 생물도 직접 만져볼 수 있고, 머드 마사지나 머드 테라피도 체험할 수 있고, 머드비누, 머드팔찌 등도 만들어볼 수 있다.

8월13일에는 ‘천하제일 뻘짓대회’가 열리는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참신한 ‘뻘짓’을 마음껏 표출하는 대회로 1등 300만원 등 총 1000만원의 상금이 걸려 있다. ‘뻘짓’은 형식과 내용의 제한이 없으며, 국적·나이·성별 제한 없이 8월5일까지 온라인으로 선착순 신청하면 된다.

정남진 장흥 물축제에서는 물고기를 손이나 어망으로 잡는 행사를 위해 탐진강에 물고기 수천마리를 풀어놓는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물대포, 정남진 장흥 물축제

정남진 장흥 물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2022~2023년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된 여름 대표 축제 중 하나이다. 올해는 7월30일부터 8월7일까지 9일간 탐진강과 편백숲 우드랜드 일대에서 열린다.

탐진강의 맑은 물, 장흥댐 호수, 득량만 해수 등 청정 수자원을 기반으로 ‘물’이라는 테마로 모든 프로그램을 연결하고 있다. 주야간으로 계속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물에 흠뻑 젖게 하는 축제는 어른에게는 동심을 되살려주고,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놀이터를 선사한다.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 지상 최대의 물싸움, 수상 줄다리기, 지상 최대의 물풍선 싸움 등은 이름만으로도 아이들을 흥분시킨다. 바나나보트, 수상자전거, 카누, 뗏목 등 다양한 수상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고, 대형 물놀이장과 야외 풀장도 운영한다. 강에 들어가서 손이나 어망으로 물고기를 잡는 프로그램도 아이들을 열광시킨다. 이를 위해 장흥군청은 장어·붕어·잉어 등 수천마리를 강에 풀었다. 전국 16개 초등학생 팀이 참여하는 수중 풋살대회도 열리고, 전국의 40여개 팀이 출전하는 청소년 강변 음악축제도 열린다.

장흥 정남진 물과학관과 정남진 천문과학관, 이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인 정남진 토요시장도 함께 둘러보고 오면 좋다.

야경 속 문화체험, 수원 문화재 야행

수원 문화재 야행은 ‘성곽 건축의 꽃’으로 불리는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을 밤에 둘러보는 역사문화 체험으로 8월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아름다운 별빛 속에 미디어아트로 단장한 성곽길을 걸으며 아주 특별한 밤으로의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수원 문화재 야행은 야경, 야시, 야식, 야숙 등 8야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야경’은 화성행궁과 수원화성박물관, 수원시립미술관 등 문화시설을 야간에 관람하는 행사다. ‘야시’(밤 시장) 행사에서는 지역 독립서점들이 모여서 북마켓을 열고, 한옥기술전시관에서는 전통 초롱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공방거리, 지동시장, 통닭거리 등으로 이어지는 미식투어를 하면서 직접 술을 빚고 안주를 만들어보는 ‘야식’ 프로그램과 수원사에서 머무는 템플스테이로 구성된 ‘야숙’ 프로그램도 아이들에겐 흥미로운 체험이 될 것이다.

이외에 8월5~7일에는 강원도 화천에서 ‘화천토마토축제’가 열린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파지 토마토 45톤을 채운 풀장에 들어가서 숨겨진 금 30돈을 찾는 등의 행사로 참여자들을 열광시킨다.

8월6~14일 경남 통영 일대에서 ‘통영한산대첩축제’가 열린다. 한산대첩 재현 행사와 <아들의 바다: 눈물의 난중일기> 특별공연 등이 볼거리다.

8월27일부터 9월4일까지 무주등나무운동장 일대에서는 ‘무주반딧불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26회를 맞는 무주반딧불축제는 무주의 대표 관광상품이자 유서 깊은 지역 축제로, 천연기념물인 반딧불이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환경 축제다.

부산으로 여름휴가를 간 가족이라면 매주 토요일 밤 8시와 10시에 광안리 해변에서 펼쳐지는 ‘M드론 라이트쇼’를 즐길 수 있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500대에서 최대 1500대의 드론이 밤하늘에 날아오르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김아리 객원기자 ari@hani.co.kr, 사진 각 축제 주관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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