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고교서 기말고사 답안지 유출 의혹..경찰 압수수색까지(종합 2보)

황희규 기자 2022. 7. 2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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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시험지가 유출됐던 광주 모 고등학교에서 이번엔 기말고사 답안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25일 광주시교육청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1~13일 광주 서구 모 고등학교 기말고사 당시 2학년 A군이 부정시험을 치렀다는 동급생들의 신고가 18일 학교에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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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직접 푼 문제 정답 비율 맞춰 보려" 의혹 부인
4년 전 시험지 유출로..학교 관계자·학부모 징역 1년6개월
시험지 유출.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광주=뉴스1) 황희규 기자 = 4년 전 시험지가 유출됐던 광주 모 고등학교에서 이번엔 기말고사 답안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25일 광주시교육청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1~13일 광주 서구 모 고등학교 기말고사 당시 2학년 A군이 부정시험을 치렀다는 동급생들의 신고가 18일 학교에 접수됐다.

A군이 답안지로 추정되는 쪽지를 보며 시험을 치르고 난 뒤 쪽지를 잘게 찢어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내용이다.

학교 측은 19일 찢어진 쪽지가 답안지라고 확정하기에는 불확실하다며 광주시교육청에 해당 사안을 보고했다. 시교육청도 회의를 열었지만 답안지임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워 경찰에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학교 측은 20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당일 A군을 불구속 입건하고 학교 측 교사 일부도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25일 A군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휴대폰과 노트북 등을 압수했다.

A군은 학교 측 면담에서 의혹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고, 경찰 조사에서도 "정답 1번은 몇개인지, 2번은 몇개인지 등 정답 비율을 맞춰보기 위해 시험지 끝부분을 찢어 직접 푼 답을 적은 것"이라고 진술하며 유출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교육청은 의혹 논란이 불거지자 25일 오후 1시30분 청사 브리핑룸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가지고 파악된 경위 등을 밝혔다.

A군의 1학년 내신 성적은 2등급대로 파악됐다. 이번 기말시험에서는 4과목에서 고득점을 보였다.

11일에는 지구과학과 한국사, 12일 수학Ⅱ, 13일 생명과학 등 4과목을 치렀고 지구과학과 수학Ⅱ은 100점이 나왔고, 한국사는 93점, 생명과학은 86점을 받았다.

생명과학은 시험 중간 4개 문항이 오류로 판단돼 내용이 수정되면서 정답이 정정됐지만 A군은 수정되기 전 답을 제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답이 정정되지 않았더라면 해당 학생은 100점을 맞았을 것"이라며 "재시험 여부 등은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부모 등에게 답안지 유출 의혹 민원을 접수받아 학교에 찾아가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시험지와 답안지는 CCTV가 있는 공간에 금고에 보관되고 있었다"며 "금고는 2명 이상이 동시에 열 수 있는 구조이며 유출 정황은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에서는 지난 2018년에도 시험지가 유출돼 관련자들이 실형을 살았다.

당시 3학년 중간·기말고사 시험지 문제를 행정실장과 학교 운영위원장인 재학생 어머니가 빼돌려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을, 2심에서는 감형돼 각각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광주 교사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당시 학교에서 행정실장 외에는 어느 누구도 처벌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났다"며 "교장 등 책임자가 처벌을 단단히 받았다면 이번 일은 다시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교육 시민단체인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학교와 교육청에서 수사를 의뢰하는 등 초동조치는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4년 전 시험지가 유출돼 CCTV를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의혹이 제기돼 유감이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 교육청은 감사를 진행하지 않지만, 중대한 사안인만큼 수사와 감사가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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