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공천 당일' 박지현, 반대→찬성 입장 돌변..무슨 일 있었나?
비대위원 전원 '李 출마'에 회의적..숙고하자 했는데
朴 약속깨고 계양 공천 공개발언해 공식화
설훈 "李공천과정 이상하다 했다" 박용진 "사감공천 우려"
이 의원 측 "당론 모아진 상태..비대위에 요청은 수순"
[이데일리 이상원 박기주 기자]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천을 결정한 날,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자세가 사뭇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의 공천에 대해 우려를 표했던 박 전 위원장의 태도가 급변해 `공천 찬성`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25일 이데일리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당시 복수의 비대위원들에 따르면 이재명 의원의 공천 당시 박 전 위원장이 이 의원에게 공천 요청을 받았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한 비대위원은 “그전까지 박 전 위원장의 주된 발언은 이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우려스럽다`는 것이었다”며 “박 전 위원장이 이 의원에게 `나오지 마시라` 설득도 해봤는데 그게 통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비대위원은 당시 이 의원의 인천 계양을 출마에 대해 비대위원 전원이 회의적이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의 공천을 두고 비대위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합의, 조금 더 숙고하고자 약속까지 했지만 갑작스럽게 박 전 위원장이 그 약속을 깨면서 더이상 논의 자체의 의미가 사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응천 의원도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 “박 전 위원장의 공개 발언 이후 이 고문의 출마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됐고 결국 며칠 지나지 않아 이 의원은 출마를 강행했다”며 박 전 위원장의 태도가 바뀐 것을 이해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5월 6일 비대위 회의에서 기존 입장을 갑자기 바꿔 이 의원을 인천 계양을에 공천한다고 공개발언해 이 의원의 공천을 기정사실화한 바 있다.
공개회의가 끝난 뒤 비대위원들이 박 전 위원장에게 강하게 항의했다고 또 다른 비대위원은 전했다. 그는 “당시 우리끼리 (이 의원의 공천에 대해 말하지 않기로) 합의했는데 공개회의에서 말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강하게 얘기했었다”면서도 “이미 상황이 벌어졌기에 공천 결정을 무를 순 없었다”고 말했다.
비대위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 의원이 박 전 위원장에게 자신을 공천할 것을 압박했고, 이 압박을 못 이긴 박 전 위원장이 비대위 전체 뜻과는 반대로 이 의원 공천을 밀어붙인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박 전 위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선거 당시 이 의원이 자신을 공천해 달라고 직접 요청했다”고 밝혔다.
비대위원들에 대한 간접적인 압박도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대위원은 “이 의원의 공천이 결정되기 일주일 전까지 불출마 기류가 강했으나 일주일 사이에 흐름이 바뀌면서 `이 의원이 나오기로 마음을 먹었구나` 느꼈다”며 “이 의원의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까지 더해지면서 사실상 공천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고 털어놨다.
전대 경쟁후보들 “이재명, 입장 밝혀라” 요구
이 의원을 둘러싼 `셀프 공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다른 후보들은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한 설훈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때) 느닷없이 이 이원이 송영길 전 대표 지역을 가고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오고 이런 구도를 짜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하다 했다”며 “(공천 요청이 사실일 경우) 당에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그런 식으로 공천에 압력을 가하고 `셀프 공천` 할 수 있었다면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됐을 때 사감 공천, 부당개입 등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이 이와 관련한 질문에 침묵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 의원 측은 `공천 요청`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의 측근은 이날 통화에서 “이미 당에서 이 의원에 대한 출마가 뜻이 모였고, 심지어 인천 지역 국회의원들은 다 같이 모여서 이 의원을 보내달라고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많은 의원의 공천 요청이 있어서 이 의원도 결단한 것”이라며 “당내 뜻을 비대위에 요청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원 (priz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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