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만5천·영국은 2만5천..러 전사자 어떻게 추산하나

김연숙 2022. 7. 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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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 "미, 1만5천∼2만명 추정"..우크라는 3만8천500명 추산
부상자·전사자 비율 3대 1이라면 러군 6만명 이상 전장 이탈 의미
러군 탱크·장갑차 '무덤' 된 키이우 외곽 거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도시 부차에서 지난 4월 3일(현지시간) 병사들이 길거리에 파괴된 채 널브러진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 군용차량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러시아군의 전사자 규모를 두고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추정치가 최소 1만5천명에서 최대 3만8천명으로 차이가 나는 가운데 그 계산법에 관심이 쏠린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군 전사자를 추정하는 것은 추측을 동반하는 작업이라며 그 추산 방법을 24일(현지시간) 소개했다.

군 사상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전투 중 사망자(KIA)와 전투 중 부상자(WIA)다. 포로로 잡혀 끌려가는 자와 행방불명된 자는 따로 집계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사상자의 일부 추정치는 육군 병력만을 대상으로 한다. 육군이 아닌 병력은 국가방위군,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 FSB, VDV 공수부대와 같은 비(非)육군 정규병력 등이 있다.

또 일부 추정치는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원들을 포함한다. 이들은 러시아 용병들과 함께 전투에 투입됐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 관료들은 전쟁 발발 후 이 모든 범주에서 총 1만5천∼2만명의 러시아인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추정한다.

빌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리처드 무어 영국 해외정보국(MI6) 국장, 믹 마란 에스토니아 대외정보국장은 최근 러시아군 1만5천명이 사망했다며 이는 하루 평균 100명이 사망한 셈이라고 밝혔다.

반면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러시아군 전사자를 2만5천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이코노미스트는 번스 국장과 월리스 장관은 각각 자체 추정값의 하한선과 상한선을 언급한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자체 집계로는 이달 19일 기준 총 3만8천500명이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가능한 높은 수치를 제공할 만한 동기가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우크라군 탈환 하르키우에 남은 러시아군 장갑차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 인근 길가에서 지난 5월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병사가 폭파된 채 널브러진 러시아군 장갑차 곁을 지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다만 전쟁 사상자 수 추산은 '추측'에 기반한다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이 사상자를 추정하는 데 활용하는 수단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먼저 러시아 정부 내 첩보원이나 러시아 부대 통신 감청과 같은 비밀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전쟁의 전모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만큼 러시아 쪽 정보를 완전히 믿기는 어렵다.

이외에 우크라이나의 '접촉보고'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근접 보병 전투가 아닌 원거리 포격 전투에서는 상황 파악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세 번째는 소셜미디어와 위성사진 등을 활용, 파괴된 군사 장비를 근거로 사상자를 추론하는 방법이지만 이 역시 오차 범위가 커 불확실성이 크다.

부상자를 파악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문제로, 전문가들은 보통 부상자 중 어느 정도 비율로 사망하는지를 추론해 분석에 활용한다.

다만 그 비율에서 차이가 있다. 제1·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은 3대 1이었지만 이라크전에선 9대 1, 아프가니스탄전에선 10대 1 등으로 차이가 있다.

번즈 국장과 마란 국장은 러시아 부상자가 전사자의 3배라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확보한 문서와 영국 킹스칼리지(KCL)의 롭 리, 미 싱트탱크 해군분석센터(CNA)의 마이클 코프먼의 분석과 대체로 일치한다.

실종 장병을 전사자에 넣어 집계할 경우 그 비율은 4대1로 오른다.

4대 1이라는 비율은 돈바스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민병대가 기록한 수치와 매우 유사한 것으로, 이들은 러시아군과 달리 사상자를 충실히 기록해왔다.

이 같은 계산에서 그 비율을 어떻게 정하느냐는 러시아군의 피해를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또 장기간에 걸친 소모전에서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부상자 중 사망자 비율을 3대1이라고 할 때 사망자가 1만5천명이라면 사망자와 부상자를 합쳐 총 6만명의 병력이 전장을 떠난 것이 되고, 2만5천명이라면 10만명이 떠난 것이 된다.

서방이 제공한 새로운 무기가 투입되면서 그 비율이 4대1로 오른다면, 전장에서 벗어나게 되는 러시아군의 숫자는 12만5천명으로 증가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투입한 지상 전투 병력과 맞먹는 수치다.

다만 이같은 추정은 과도한 것일 수 있다. 실제 사상자가 미국이나 영국의 추정치보다 훨씬 많았다면 러시아군은 이미 심각한 곤경에 처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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