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삼영 총경 응원 화환, 울산 중부경찰서에서 치워진 까닭은

"직원 피해 입을까 염려" 류 총경 의중 반영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울산 중부경찰서에 놓인 류삼영 총경 응원 화환이 치워졌다. 화환으로 인해 직원들이 피해를 입을까 염려된다는 류 총경의 의중이 반영된 조치다.

앞서 류 총경은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 조치됐다.

25일 오전 류 총경이 근무했던 울산 중부경찰서 본관 앞에는 류 총경을 응원하는 시민들이 보낸 화환들이 놓여 있었다.

화환에는 시민들의 명의로 '제2의 안병하·류삼영은 꼭 지킨다', '경찰청 독립 유지를 지원합니다'고 적혀 있었다.

전남지방경찰청장을 지낸 고 안병하(1928~1988) 치안감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광주 시민을 향한 발포 명령을 거부했다가 직위 해제 당한 인물이다.

지금은 중부서 본관에 놓여있던 화환이 모두 치워진 상태다.

류 총경은 이날 중부서에 연락해 "직원들이 혹여나 피해를 입을까 염려된다"며 화환을 치워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문제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까 걱정한 것이다.

류 총경의 이같은 요청에 중부서는 오후부터 배송되는 화환을 모두 돌려보내고 있다. 오후 4시 현재까지 7~8개 정도의 화환이 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중 이미 배달된 화환 3개는 중부서 본관 1층 옆 '가온 카페'로 옮겨진 상태다.

이 곳은 원래 우편함 등이 있던 공간인데, 2개월 전쯤 류 전 서장이 직원들의 복지 공간으로 조성한 장소이기도 하다.

한 중부서 소속 경찰관은 "류 서장에 대한 부당한 인사조치에 대부분의 직원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 총경은 부산경찰청 소속으로 영도경찰서장·반부패수사대장·청문감사관 등을 지낸 뒤 올해 1월17일자로 울산중부서장으로 보임했다.

류 총경은 지난 23일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로 대기발령 조치됐다.

류 총경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에 일선 경찰관들의 반발도 확산하고 있다. 울산지역 5개 경찰서 직장협의회는 이날부터 5일간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고 류 총경을 응원하기 위해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울산중부경찰서 직장협의회장은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울산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민주화 역사를 역행하는 경찰국 신설을 철회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minju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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