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가 반한 소덕동 '500살 팽나무'..진짜 천연기념물로?
"경기도 소덕동에 있는 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예고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이 팽나무가 역사성, 경관성, 심미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생육상태가 양호해 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1일 방영된 장안의 화제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8회를 마무리 짓는 극중 언론보도 내용이다. 경해도 기영시 소덕동에 위치한 마을의 자랑거리인 노거목 팽나무는 문화재당국으로부터 천연기념물로 지정예고되며 개발행위로 존폐위기에 처한 마을주민들을 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팽나무는 오래된 시골 마을의 입구에서 으레 볼 수 있는 나무다. 팽나무가 한반도 중남부지방에 주로 사는 장수목으로 전국 곳곳에 분포할 뿐 아니라 마을의 대표적인 당산목(堂山木)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당산나무는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모셔지며 제사를 지내주는 나무로, 마을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문화재청이 27일 이 팽나무에 대한 실제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지정조사에 나서기로 결정한 이유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측에서 팽나무를 소재로 삼으면서 문화재청에 자문을 구한 적은 없지만, 이 팽나무의 쓰임새와 수려한 모습을 고려하면 극중에서 언급한 대로 아직 발견하지 못한 문화재적 가치를 조명할 수 있단 판단에서다.
문화재당국은 천연기념물 식물을 지정할때 '문화재보호법' 시행령에 따라 △역사적 △학술적 △경관적 가치를 따진다. 보호수의 경우 생물학적 가치를 많이 보는데, 당산나무 같은 경우엔 역사적 가치도 살핀다. 문헌이나 기록, 구술에 등장해 우리 고유의 생활인 민속을 이해할 수 있는 인문학적 가치까지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드라마로 화제가 되자 부랴부랴 관리에 나섰단 비판도 나오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 위한 보호수 등 목록을 문화재 당국 차원에서 마련해 관리하고 있는데 팽나무도 이 안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천연기념물 등 자연유산에 대한 인식이 환기되고, 극중 사례가 문화재보호를 위한 정부 정책목표와 부합한다는 점을 고려해 조사를 추진하게 됐단 설명이다.
전국 단위로 개발행위가 늘어나면서 전통문화나 문화자연유산이 훼손될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드라마에서처럼 천연기념물이 갖는 힘은 상당하다. 기초지자체 단위의 보호수에서 국가 문화재급인 천연기념물로 승격되면 인근 개발 같은 생육에 저해되는 요소를 막는데 강제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종시 출범 후 첫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구 세종리 은행나무)는 국회 분원 부지 근처에 위치해 고급주택단지 계획이 있었지만, 이 은행나무가 심긴 '행단'(杏壇) 양식의 가치와 역사적 중요성을 고려한 주민들과 지자체가 힘을 합치면서 역사공원으로 조성되게 됐다.
이 연구관은 "2020년 문화유산헌장을 바꾸면서 자연유산에 대한 중요성을 공감하는 내용을 넣었다"며 "개발도 중요하지만 지역공동체를 구심력있게 잡아주는 자연유산의 힘과, 후손들도 향유할 수 있도록 물려줘야 할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할 때 팽나무 같은 문화재를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지정조사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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