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맡기고 돈빌린 제약·바이오 오너일가, 이자 늘고 추가 담보 이중고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제약·바이오 오너일가, 계열사들의 이자 부담도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제약·바이오 업계는 작년 대비 올해 극심한 주가 침체를 보였다. 대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제공해야할 담보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단기간 내 주식시장이 살아나기 힘들고 기준금리는 지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식담보대출 운용 전략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사정은 다른 기업들도 비슷했다. 유유제약에선 유원상 사장이 지난 19일 하나은행과 주식담보대출 연장 계약을 맺었다. 담보로 제공한 주식 수는 57만9499주로 기존 계약과 동일했지만 대출액이 20억원에서 18억원으로 줄었다. 사실상 추가 담보를 제공한 것과 같은 효과다. 특히 이자 부담이 배로 커졌다. 전보다 2.01%포인트 오른 4.62%로 책정돼서다.
삼진제약과 명문제약은 대출액, 담보 주식 수가 전 계약과 동일하게 유지됐지만 이자율이 크게 올랐다. 삼진제약은 조의환 회장 장남 조규석 부사장, 차남 조규형 전무가 각각 보유주식 25만주를 담보로 35억원씩 빌렸는데 이번 연장 계약에서 이자율이 4.58%로 1.85%포인트 상승했다. 우석민 명문제약 회장은 120만주를 담보로 15억원을 빌리는 조건을 유지했으나 이자율이 5.05%로 2.49%포인트 뛰었다.
다른 대출과 마찬가지로 주식담보대출도 '기준금리'에 대출자 신용도, 담보물에 대한 평가 등 가산금리를 반영해 최종 금리가 책정된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가 오르는 게 자연적 수순이다.
추가 담보 물량이 늘어난 것은 제약바이오 오너일가가 보유한 주식가치가 그만큼 떨어졌기 때문이다. 25일 종가 기준 제약·바이오 기업이 다수 속해있는 코스닥 제약지수는 8533.11로 1년 전보다 34.7% 낮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낙폭 25.2%보다 큰 수치다. 실제 광동제약은 이날 종가가 6470원으로 1년 전보다 28% 하락했다. 유유제약은 6850원으로 한독은 1만8250원으로 각각 31.2%, 33.2% 떨어졌다.
문제는 앞으로다. 만기가 돌아오는 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이 보다 뛸 수 있다. 이달 미국 Fed(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또 한번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흐름을 감안해 연내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현재 한미 기준금리는 동일하다. 주식시장도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을 업고 제약·바이오주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예년 수준을 회복하려면 아직 멀었다.
익명을 요구한 경영학 교수는 "주가가 떨어진 상황에서 금리가 올리가면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이들은 이중, 삼중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이 상황에서는 주식담보대출 규모를 줄일지, 투자(대출받아 한 투자)를 줄일지 판단이 필요하다. 둘 중에는 하나를 줄여야 위기를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남의 돈으로 투자할 때 레버리지 이펙트(지렛대 효과) 이상이면 괜찮지만 이하면 양쪽으로 손실을 부담해야 한다. 주가 하락, 이자 상승이라는 가중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며 "지금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때"라고 덧붙였다.
실제 차병원그룹 오너 3세 차원태 부사장은 이달 초 신한금융투자와 차바이오텍 보유 주식을 담보로 4억9000만원을 빌린 주식담보대출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담보로 제공하는 주식 수가 6만6667주로 1만5758주 늘었고 이자가 4.5%로 0.5%포인트 올랐다. 며칠 후 차 부사장은 대출금의 일부인 2억원을 상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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