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한국>일본..강달러가 바꿀 '1인당 GDP' 지형도
일본 엔화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만약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약 2% 더 떨어질 경우 한국의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동시에 올해 한국의 1인당 GDP가 대만보다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강달러 국면에서 각국의 통화가치가 서로 다른 하락률을 보인 결과다.
25일 IMF(국제통화기금)의 세계경제전망(WEO)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인당 명목 GDP 전망치는 4199만4839원, 일본의 올해 1인당 명목 GDP 전망치는 444만9522엔으로 추산됐다. 100엔당 963원인 이날 환율(하나은행 고시환율 기준)을 적용하면 일본의 올해 1인당 GDP 전망치는 4284만8898원으로 한국보다 불과 85만원 가량 높은 상황이다.
엔화 가치 하락세가 계속되면 올해 한국의 1인당 명목 GDP가 일본을 넘어설 수 있다. IMF의 올해 GDP 전망치가 실제와 일치한다고 가정할 때 원/엔 환율이 100엔당 943원 아래로 내려가면 한국의 1인당 GDP는 일본보다 높게 된다.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현 수준보다 2.1% 이상 절하되는 경우다.
전통적인 안전통화로 평가받던 엔화는 올들어 그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 1월3일 기준 엔/달러 환율은 115.33엔이었으나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시장 기준 136.04엔까지 상승했다.(엔화가치 하락) 지난 14일에는 139.4엔까지 오르며 140엔 턱밑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본의 원로 경제학자 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는 24일 일본 경제 주간지 도요게이자이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엔화 가치가 1달러당 140엔 이상으로 떨어지면) 일본의 1인당 GDP가 한국보다 낮아지고 미국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며 "단순히 숫자상의 얘기가 아니며 일본인들이 가난해졌고 일본의 산업은 약해졌다"고 밝혔다.
엔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 한국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과 반대로 일본은 제로금리(0%)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지난 2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했다. 또 일본은행은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를 0% 내외로 유도하는 국채매입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글로벌 투자자금은 통상 금리가 낮은 자산에서 높은 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이 저금리정책을 고수하면 일본에 투자한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최근에는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며 달러화에 대한 선호 또한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높아지는 게 좋은 소식인 것만은 아니다. 일본과 경합하는 조선, 기계, 자동차 등 분야에서 한국의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한일간 수출 경쟁에서 환율의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 올 상반기 한국의 수출액이 역사상 처음 일본을 넘어선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일본의 올 상반기 수출규모는 45조9378억엔으로,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약 442조3810억원이다. 한국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약 458조3951억원)에 못 미친다.
한편 대만이 올해 1인당 GDP에서 한국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IMF의 WEO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대만의 올해 1인당 명목 GDP 전망치는 99만6577신타이완달러다. 원/대만 환율(1신타이완달러 당 43.9원, 25일 하나은행 고시환율)을 적용하면 대만의 올해 1인당 GDP 전망치는 4374만9733원으로 한국보다 약 175만원 가량 많다. 대만의 1인당 GDP가 일본과 한국을 넘어서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 대만의 희비가 갈리는 것은 글로벌 달러강세 국면에서 각국의 통화 가치가 서로 다른 하락률을 기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기준 달러 대비 일본 엔화의 올해 절하율은 15.2%로 한국(9.2%)보다 6%포인트 높았다. 대만의 절하율은 7.6%로 한국보다 1.6%포인트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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