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언론, 미 화웨이 퇴출 배경 놓고 갑론을박
미국과 중국 언론이 미국에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퇴출된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미국 CNN이 화웨이 통신 장비가 미국 핵무기 관련 통신까지 방해할 수 있다는 안보당국의 판단을 퇴출 이유로 지목하자 중국 관영매체는 ‘허튼소리’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5일 사설에서 미 연방수사국(FBI) 조사 결과 화웨이 장비가 미국의 핵무기 통신을 방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CNN 보도를 언급하며 “업계 사람들에게는 한 눈에 봐도 허튼소리”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이어 “몇 가지 질문만 해봐도 CNN 보도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금방 알 수 있다”며 “미국 핵 지휘체계의 통신 방어 능력이 민간신호탑 설비로 그렇게 쉽게 감시·교란할 수 있을 정도로 형편 없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간 ‘중국 위협론’을 과장하며 미 안보당국의 상상력과 스토리텔링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며 “기본적인 전문지식만 갖춰도 민수용 기지국의 주파수와 변조방식, 커버리지, 데이터 구조 등이 군용과 전혀 겹치지 않는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CNN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전·현직 국가안보 당국자를 인용해 안보당국이 미국에 설치된 화웨이 통신 장비가 민간용은 물론 군이 사용하는 전파에도 제약을 가하고 핵무기를 관장하는 전략사령부의 통신까지 교란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화웨이 장비를 퇴출키로한 배경이 됐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버락 오마바 정부 시절 이미 FBI가 일부 지역의 고속도로에서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통신 패턴을 발견해 조사했는데 당시 군사기지 주변에 확산되던 화웨이 장비가 국방부의 통신을 식별하고 방해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CNN은 2019년 이런 조사 결과가 백악관에 보고되면서 미 정부가 소규모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에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의 장비 사용을 금지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별도 기사에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CNN 보도를 반박했다. 군사전문가인 쑹중핑(宋忠平)은 “화웨이는 미국 통신사업자에게 설비만 제공하고 미국 사업자가 시설을 운영·유지하는데 화웨이가 어떤 프로그램을 설치한다면 그것을 감지하지 못할리가 없다”며 “미군의 통신시스템이 극비이며 강력한 간섭 방지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화웨이 장비가 미국의 군사신호를 가로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통신산업 전문가인 샹리강(項立剛)은 “기술적 측면에서 화웨이가 미 당국의 데이터를 가로채 해외로 전송하려면 통신기지국 꼭대기에 특수장비를 설치하고 기지국 신호를 감청해 그 데이터를 미 사업자의 통신망을 통해 보내야 한다”며 “화웨이가 이런 전제 조건을 완성하려면 현지 사업자와 협력해야 하는데 미국 사업자들이 그렇게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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