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1%p 오르면 임금 0.3%p 올랐다..인플레 때 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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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인플레이션 국면에는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와 임금이 서로 밀어올리면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힘을 싣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물가동향팀은 25일 발간한 이슈노트 '우리나라의 물가-임금 관계 점검'에서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해지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낮으면 물가-임금 상호작용도 약해지는 것이 통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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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기대심리 커져 연쇄 효과
물가 안정된 2000년대 이후엔
임금→물가 영향은 확인 안돼
한국에서도 인플레이션 국면에는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와 임금이 서로 밀어올리면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힘을 싣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런 연쇄 상승이 나타날지는 물가에 대한 기대 심리에 달린 만큼, 통화정책의 신뢰도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 물가동향팀은 25일 발간한 이슈노트 ‘우리나라의 물가-임금 관계 점검’에서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해지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물가 상승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면 임금이 올라가고, 또 임금 상승으로 물가가 더 오르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더욱 높아지는 연쇄작용을 일컫는다.
한국에서 물가와 임금은 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상관관계를 보였다. 2000년 이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1년 후 임금 상승률 간의 상관계수는 0.62였다. 상관계수가 1이면 완전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임금 상승률은 1년 후 소비자물가 상승률(0.50)보다는 인건비 비중이 높은 개인서비스물가 상승률(0.75)과 비슷하게 움직였다. 이는 5인 이상 사업장의 상용직 정액급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인과관계 분석에서도 의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포인트 오르면 임금 상승률은 4분기 이후부터 0.3~0.4%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2003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을 기준으로 분석한 것이다.
반대로 임금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은 인플레이션 국면에 한해 확인됐다. 1990년대 자료를 따로 분석한 결과, 임금 상승률이 1%포인트 오르면 4분기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3%포인트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연간 물가 상승률 평균은 5.1%로 2003∼2021년(2.2%)의 두 배가 넘는다. 물가가 안정적이었던 2000년대부터는 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되지 않았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개인서비스물가에 한해 인과관계가 나타났을 뿐이다.
이는 앞서 확인된 세계적인 추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 5월 낸 보고서를 보면, 미국 등 10개국에서 임금과 물가 상승률 간의 상관관계는 1990년대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가 이후 마이너스(-)까지 떨어졌다. 최근 들어 물가와 임금이 함께 오르면서 다시 상관계수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물가와 임금의 연쇄 상승 현상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물가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면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지면서 연쇄작용이 나타날 공산이 크다. 반대로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낮으면 물가-임금 상호작용도 약해지는 것이 통상적이다. 지난달 한은이 발표한 가계의 향후 1년에 대한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9%였다. 한 달 전보다 0.6%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임금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아직 2%대를 넘지 않았다. 다만 불안 심리가 확산돼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은 물가동향팀은 “(연쇄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책 대응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의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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