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오페라발레의 '별' 박세은 "에투알 첫 시즌 고국에서 마무리해 행복"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동양인 최초로 수석무용수 ‘에투알’에 오른 발레리나 박세은(33)이 한국 무대에 선다. 지난해 입단 10년 만에 발레단의 ‘별’이라 불리는 에투알이 된 뒤 처음 밟는 고국 무대다.
박세은은 발레단의 주역 무용수들과 함께 오는 28~2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2022 에투알 갈라> 무대를 이끈다. 353년 역사의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시즌 레퍼토리 중 엄선한 클래식과 컨템포러리 발레를 고루 만날 수 있는 무대다. 박세은은 25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연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래 전부터 한국에서의 갈라 무대를 꿈꿔왔다”며 “발레단에 입단한 지 10년이 좀 넘었는데, 프랑스 춤의 매력은 한국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선 안무가 루돌프 누레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발코니 파드되를 비롯해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파드되, 조지 발란신의 <한 여름 밤의 꿈> 디베르티스망 파드되 등 클래식 음악과 관련이 깊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크리스토퍼 윌든의 <애프터 더 레인>, 제롬 로빈스의 <인 더 나이트> 등 국내에선 보기 어려운 컨템포러리 작품도 보여준다. 박세은과 그의 파트너인 에투알 폴 마르크를 비롯해 도로테 질베르, 발랑틴 콜라상트, 제르망 루베 등 발레단의 주역 무용수들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이 가운데 박세은이 나서는 무대는 <인 더 나이트>의 ‘제 1커플’ 파드되와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 파드되. 1970년 뉴욕시티발레단 초연작인 <인 더 나이트>는 별빛이 쏟아지는 밤 파티장에서 빠져나온 세 커플이 피아노 연주에 맞춰 사랑의 다양한 국면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파드되(2인무) 예술의 극치’로 불린다. 박세은은 폴 마르크와 함께 막 사랑을 시작한 풋풋한 연인의 춤을 보여준다. 쇼팽의 녹턴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파리오페라발레단 소속 피아니스트 엘레나 보네이가 함께 내한해 라이브 연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박세은 역시 이 프로그램을 가장 기대되는 작품으로 꼽았다. 박세은은 “단순하고 세련된 무대, 고요하고 잔잔하면서도 아름다운 쇼팽 음악의 조화가 프랑스 발레의 특색과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아하고 정확성을 요구하며, 세련되고 드라마적 요소를 잘 전달하는 것이 프랑스 발레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박세은이 지난해 6월 에투알 승급이란 낭보를 들었던 무대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발코니 파드되는 쉴 새 없이 고난도 테크닉이 이어지는 춤이다. 박세은은 “공연을 하고 나면 샤워한 것처럼 온 몸이 땀으로 젖고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어려움 작품”이라며 “객석에서 보실 때 힘들어 보이지 않도록, 쉽게 표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누레예프 작품은 체력적으로 굉장히 어렵지만 어떤 한계가 지나면 어느 순간부터 몸이 저절로 움직이며 몸으로 표현하는 언어가 굉장히 넓어진다”고 말했다.
에투알 승급 이후 지난 1년간 여러 무대에 서면서 그 어느 때보다 바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그는 “올해 시즌을 고국에서 끝낼 수 있게 돼 굉장히 설레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세은은 이번 무대로 에투알로서 첫 시즌을 마무리하고 오는 9월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한다. 그는 “시즌 막바지엔 많은 무용수들이 지치기 마련인데, 사실 이럴 때 가장 좋은 춤이 나온다”면서 “실력 있는 동료들과 설레는 마음으로 무대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42세인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정년까지 더 다양한 레퍼토리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발레단에서 주로 클레식 발레 무대에 서왔다는 그는 “앞으로 10년간 발레단에서 클래식 뿐만 아니라 현대무용 작품도 같이 하면서 더 많은 레퍼토리를 할 수 있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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