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은 "프랑스의 춤 보여주고 싶어 좋은 작품 갖고 왔어요"(종합)
기사내용 요약
파리 오페라 발레단 에투알...352년 역사상 아시아인 최초
28~29일 롯데콘서트홀 '에투알 갈라' 공연
에투알 폴 마르크 "박세은 파트너로 행운"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에투알이 된 후 굉장히 바쁜 시즌을 보냈어요. 1년 동안 행복하게 무대에 올랐고, 시즌의 끝을 고국에서 마무리할 수 있어 설레요."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최고무용수인 에투알(수석무용수)이 된 후 처음 국내 무대에 서는 발레리나 박세은이 오는 28~29일 공연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6월 이 발레단 352년 역사상 아시아인 최초로 에투알이 된 지 1년여 만이다.
박세은과 발레단 동료들은 이번 시즌 공식 마지막 무대인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공연장 할리우드볼에서 갈라 공연을 마친 후 23일 국내에 입국했다. 25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 용덕관 연습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세은은 "발레단 동료들도 저만큼 공연을 기대하고 있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시즌 마지막쯤엔 무용수들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요. 그래도 사실 지쳤을 때 제일 좋은 춤이 나오거든요.(웃음)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어 행복합니다."
박세은은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2 에투알 갈라' 무대에 오른다. "오래전부터 이번 갈라를 꿈꿔왔다"는 그가 직접 기획부터 무용수 섭외까지 진행한 공연이다.
"발레단에 입단한 지 10년이 조금 넘었어요. 그동안 계속 프랑스의 춤을 한국에 보여주고 싶었죠.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웠는데, 이번에 성사돼 감사하고 기뻐요. 좋은 작품을 갖고 왔어요."
이번 무대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 실제 시즌 레퍼토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박세은이 에투알로 지명된 당시 무대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발코니 파드되를 비롯해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파드되, '한 여름밤의 꿈' 디베르티스망 파드되와 컨템포러리 작품인 '달빛', '애프터 더 레인' 등 고전부터 현대까지 선보인다. 조지 발라신, 루돌프 누레예프, 미하일 포킨 등 다채로운 안무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에 꼭 소개하고 싶었던 작품은 '인 더 나이트'다. 발레단 전속 피아니스트 엘레나 보네이가 내한해 직접 쇼팽의 녹턴을 연주하고, 세 쌍의 무용수들이 커플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보네이는 첼리스트 문태국과 '빈사의 백조'에서 같이 연주하고, '달빛' 무대에도 선다.
박세은은 "제가 객석에서 처음 이 작품을 보고 반했다. 정말 프랑스 사람들이 춰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미국 안무가 작품이지만) 프랑스 스타일로 만들어진 '인 더 나이트'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로미오와 줄리엣'은 힘든 작품이다. 공연을 한 뒤엔 샤워한 듯 땀으로 다 젖고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다. 쉽게 잘 표현해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은은 에투알 폴 마르크와 '로미오와 줄리엣' 파드되, '인 더 나이트' 제1커플 파드되를 함께한다. 그는 "마르크와 큰 작품을 여러 개 함께 하면서 고정 파트너처럼 됐다. 저보다 나이가 7살 어리지만 무대에서 침착하게 이끌며 든든하게 서포트해준다. 춤에 대한 철학을 나누며, 서로 눈빛만 봐도 통한다"며 "17살에 입단해 23살에 일찍이 에투알이 됐는데, 발레단의 간판스타로 자리 잡을 무용수"라고 칭찬했다.
한국에 처음 방문했다는 폴 마르크도 "한국의 자랑인 박세은 발레리나와 함께 서울에서 공연하게 돼 감동이다. 특히 저희가 함께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녀가 에투알이 된 작품으로 상징적인데 선보이게 돼 매우 기쁘다. 저희는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서로 신뢰를 갖고 둘만의 무대를 만들어낸다. 다만 로맨스 작품을 할 땐 세은의 남편이 신경 쓰이기도 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그녀와 많은 작품을 함께한 건 제게 행운"이라고 화답했다.
박세은과 폴 마르크를 지도해온 발레 마스터 리오넬 델라노에는 "박세은은 처음 봤을 때 뭔가 다르다고 느꼈다. 매년 승급해 에투알까지 올랐을 때 기뻤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마르크는 젊지만 춤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 놀랍다. 그는 24시간 내내 춤을 생각한다. 두 사람은 재능뿐만 아니라 호기심이 많고 성실해 함께 일하는 게 즐겁다"고 밝혔다.
이들은 곧 만나게 될 한국 관객들에게 "프랑스 발레는 섬세하고 세련됐다"고 귀띔했다. 박세은과 마르크는 "우아하면서도 정확성을 요구하고, 드라마적 요소가 잘 담겨있는 게 강점"이라며 "대표적으로 누레예프의 작품이 매우 어려운데, 그 테크닉을 쉽게 풀어서 아름답게 보여주는 게 프랑스 발레다. 어느 한계를 넘으면 몸으로 표현하는 언어가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박세은은 2007년 로잔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에서 활동한 후 2009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다. 2010년 바르나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2011년 파리 오페라 발레단 오디션을 거쳐 준단원이 됐고 이듬해 정단원이 됐다. 코리페(2013년), 쉬제(2014년), 프리미에르 당쇠르(2016년)로 승급했고 입단 10년 만에 에투알에 임명됐다.
발레단은 내년 시즌엔 '마농', '볼레로' 등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무대 직전 '지젤'에 데뷔한 박세은은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무대였다. 꿈꿔왔던 작품을 하게 돼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해보고 싶은 작품이 너무 많다. 기회가 된다면 '마농', '카멜리아 레이디' 등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다"며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감사함이 크다. 제 춤을 좋아해 주는 관객들이 생기고, 제가 변화하는 게 좋았다. 저를 성장시킨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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