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 가던 尹, 발달장애 작가 그림 보고 발걸음 멈춘 까닭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1층.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로 이동하던 중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선 로비 벽면에 걸린 그림들을 한 점 한 점 찬찬히 감상했다. 벽면에 전시된 그림은 총 15점. 강선아 작가의 ‘해바라기 Ⅱ’, 이다래 작가의 ‘숲속의 어느날 1, 2′, 정성원 작가의 ‘Happy Place 2, Festival’, 김채성 작가의 ‘작은 우주’, 금채민 작가의 ‘아침을 열다’ 등 발달장애 작가 8인의 작품이다.
윤 대통령은 이다래 작가의 그림을 보고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장애인 전시회에서 본 그림이다. 똑같은 작가네. 이 작가 그림을 사서 대검에 걸어두려고 했는데, 이 작가 작품이 다 팔려가지고...”라고 말했다.
‘해바라기 Ⅱ’ 작품을 가리키면서는 “이게 접견실에 얼굴이 많이 있는 (그림이) 기억이 난다. 비슷한 것 같지 않아?”라고 했다. 이어 양시영·박성호·금채민·김채성 작가의 작품들을 살펴봤다. 윤 대통령은 작품들을 보며 “대여를 받았다고 그랬나?”라고 묻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DDP 장애인 전시회는 김건희 여사와도 인연이 깊다. 김 여사는 2019년 11월 서울 DDP에서 열린 제6회 장애인창작아트페어(AAF)에서 재능기부의 형태로 예술감독을 맡았다.
김 여사는 개막식 축사에서 “저는 오늘 행사를 ‘장애인창작아트페어’가 아니라 ‘거장 중의 거장 아트페어’라고 명명하고 싶다”면서 “장애인들이 만든 작품 속에는 먼저 깨달은 자의 성찰과 사연이 들어 있기에 작품 하나하나를 그냥 지나칠 수 없고, 더 기쁘고 진실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은 전시됐던 총 4점의 미술작품을 구매하고 검찰청에 기증했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에도 다운증후군을 가진 김현우 작가의 작품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을 걸어뒀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김 작가를 만난 뒤 “장애인 예술가들이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나흘 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업무보고 때는 “문화부와 산하 기관의 예술작품 구매 예산 집행 시 장애인 작가와 신진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이들의 작품을 우선 구매하고, 장애인 작가와 신진 작가들을 위한 전시 공간을 많이 확보해 달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실은 이번 전시에 대해 “’장애인 예술가들이 소외되지 않고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대통령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며 “‘통합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이 국민의 큰 관심을 받는 만큼, 주변 공간을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데 활용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구매하지 않고, 구독 서비스를 활용했으며, 분기·반기별로 교체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발달장애 예술가뿐 아니라 코로나 장기화로 전시 기회가 부족한 신진 청년 작가 등 어려움을 겪는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을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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