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공급과잉에 꺾이는 해운운임..커지는 '피크아웃' 우려
고공행진을 그리던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년 만에 4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최성수기인 3분기에도 경기침체 우려에 운임이 하락하면서 해운업계의 호실적 릴레이에 경고등이 켜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CFI는 지난 22일 3996.77을 기록했다. 지난주보다 77.9포인트 내리면서 6주 연속 하락했다. 7개 노선 중 남미 노선을 제외한 6개 노선에서 떨어졌다.
SCFI 4000선이 붕괴한 건 지난해 7월 이후 1년여 만이다. SCFI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만 해도 700~800선을 지켜왔지만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항만에서 컨테이너 물량이 제때 소화되지 못하면서 급등했다.
지난해 중국 항구 봉쇄가 풀리면서 중국에서 미국 서부로 향하는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한 게 대표적이다. 적체가 제일 심하던 지난 1월의 경우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 항구 밖에서 대기 중인 컨테이너 선박이 109척에 달했다.
물류가 막히면서 운임비도 지난 1월 사상 첫 5100선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다. 1월 이후 17주 연속 하락하다가 지난 5월 중국 항구의 봉쇄가 풀리면서 4주간 반등했고 다시 6주째 내리는 상황이다.
해운지수는 일반적으로 성수기인 3분기를 앞둔 6월 말부터 비수기인 4분기 전까지 상승한다. 올해는 하락세다. 업계에서는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면서 운임이 점차 정상화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고 본다. 당초 700~800선이던 SCFI가 코로나 여파로 지나치게 올랐다는 설명이다.
영국 해운컨설팅업체 드류리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보다 13% 증가한 약 5000만TEU(컨테이너 단위,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기록했다. 병목현상으로 컨테이너선이 부족해 운임이 치솟자 각 해운사들이 앞다퉈 선박을 배치했다.
드류리는 그 결과 현재 600만 TEU의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미국 서부 항만 적체가 정점인 109척에서 최근 20척으로 80% 가까이 줄면서 공급난을 초래한 병목 현상도 점차 해소되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하락도 운임을 끌어내린다. 코로나 특수로 폭등했던 가전 등의 수요도 각국의 봉쇄 조치 정상화로 꺼지는 가운데 고물가·고금리에 전체적인 수요마저 떨어지면서 경기 선행 산업인 해운업에서 물동량 자체가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분기의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초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자 화주들이 수요 하락을 예상해 화물을 미리 보내 재고를 쌓았다. 이에 따라 1분기에 수요가 몰려 높은 운임과 물동량을 기록했지만 2분기부터 물동량과 함께 운임 역시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물동량이 코로나 사태 발생 직후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며 "(운임이) 어느 정도 안정권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으로 경기 침체도 일부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운업계의 호실적 릴레이도 점차 멈춰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선사들의 내년 실적 컨센서스는 올해 초 예상치보다 낮아졌다. 특히 국적선사 HMM의 경우 2분기를 기점으로 '피크아웃(고점 통과 후 하락)'을 맞을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한다. HMM도 이에 대비해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투자"라며 지난 14일 친환경 선박·터미널·물류시설 등에 대한 15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SCFI가 4주를 제외하고 지속 하락하고 있고 미주 서안 등 항만적체가 해소되고 있어 컨테이너 시황에 대해서도 우려가 크다"며 "내년부터 증익 사이클은 꺾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요한 것은 지난 2년간 막대하게 쌓인 현금으로 HMM의 재평가는 이런 현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달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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