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이동학 "낡고 바보 같은 정치, 바꿔야 기후위기·초고령화 해결"[민주당 당권주자 인터뷰]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40)은 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유일한 80년대생 후보다. 그는 25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출마 이유에 대해 “한국 정치가 너무 낡았다. 눈앞에 놓인 과제들은 상대가 못하면 집권하는 ‘바보 같은 정치’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선배 세대들이 폭행당할 위협 없이 자기 의견을 얘기할 자유를 위해 싸웠지만 지금 민주당에서는 이견을 말할 수 있나”라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집념을 가진 정치인을 양성하지 못하다 보니 정치인들이 각자도생하고 민주당의 에너지도 발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국회 비례대표제 확대 등 정치개혁이 완성돼야 기후 위기, 저출산·고령화 등의 문제를 정치권이 해결할 수 있다”며 “‘사법 리스크’ 같은 논의만 전당대회에서 얘기한다면 국민이 민주당 전당대회를 지켜볼 이유가 없다”고도 말했다.
- 왜 지금 당대표에 도전하는가.
“한국 정치가 너무 낡았다. ‘87년 체제’에서 성과는 이뤘지만 양당의 대결 정치로 귀결됐다. 눈앞에 놓인 기후 위기·초고령화 등 과제들은 지금 정치 체계에서는 대응이 어렵다.”
- ‘상대를 향한 칼끝을 거두겠다’고 했는데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발은 없었나.
“제 말은 ‘싸우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싸움의 규칙을 바꾸자’는 것이다. 양당제에서는 정권이 바뀌어도 서로 발목잡기만 할 테고, 정치 기득권만 유지된 채 국민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 청년 정치인으로 바라보는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타협’이다. ‘강 대 강’으로 정권교체 후 복수가 반복되는 정치로는 기후 위기로 파생되는 산업 전환 속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대통령 중임제 및 대선 결선투표제, 국회 비례대표 확대 등 정치교체가 사회문제 해결의 기반이 된다. 수도권과 그 외 지역 간 차별도 양당이 영·호남을 텃밭으로 생각하며 수도권 개발에만 치중하다 보니 생긴 문제라 본다.”
- 정치교체를 위해 어떻게 국회의 공감과 협조를 이끌어낼 것인가.
“국민의힘에서도 정치교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의원들이 많다. 당대표가 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및 비례대표 확대 등을 연말까지 완수하고 싶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원권 정지,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의 당권 출마 실패를 들어 ‘청년 정치의 위기’를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을 보며 ‘청년정치가 다 잘못됐다’고 평가하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 기성세대는 청년 정치인에게 ‘새롭고 신선한 것’을 원하는데, 지금 민주당에서 이견을 말할 수 있나. 선배 세대들은 위협 없이 자기 의견을 쟁취하기 위한 자유를 위해 싸웠다. 민주당이라면 이견이 나오고 토론이 될 수 있어야 한다.”
- 박지현 전 위원장이 이재명 의원의 ‘셀프공천’을 언급한 것은 어떻게 보나.
“박 전 위원장이 용기 있게 소신과 의견을 굽히지 않은 것 자체는 높이 평가한다. 다만 통화내용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인간적 신뢰를 얻기도 어려운 길이고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 당대표 후보들의 단일화 시도에 반대 입장을 낸 이유는.
“단일화에 참여하면 ‘친이재명’ 대 ‘반이재명’ 구도에 갇혀 제 얘기를 못할 것 같았다. 20·30대의 생존권이 걸려있는 기후 위기, 초고령화 문제 등을 저라도 이야기하고 정치권이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이 문제를 얘기하지 않고 ‘사법리스크’ 얘기만 하면 국민이 민주당 전당대회를 봐야 할 이유가 없다.”
- 민주당 혁신위원으로도 활동했는데 여전히 당에 혁신이 과제로 남은 이유는.
“혁신은 완결될 수 없고 끊임없이 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당원들이 의사결정에 더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원들은 늘었는데 문만 넓히고 집은 넓히지 않으면서 당원들의 갈등이 생겼다고 본다. 당원들이 의사결정하는 테이블을 지역별로 만들고, 여기서 합의된 내용을 당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에 관한 내용이 전당대회 때 합의됐으면 한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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