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침체 온다" vs "안 온다".. 전현직 美 재무장관 설전 '2라운드'

류재민 기자 2022. 7. 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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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논쟁 '1라운드'는 서머스 '완승'

미국의 전·현직 경제 수장이 경기 침체를 두고 또 다시 엇갈린 진단을 내놨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미국의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해도 침체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은 반면, 래리 서머스 전 장관은 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있었던 ‘인플레이션 논쟁’에서도 한바탕 설전(說戰)을 벌였는데, 당시에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했던 서머스 전 장관의 예측이 맞았고 옐런은 ‘완패’했다.

◇옐런 “둔화는 있어도 침체는 없다”

옐런 장관은 24일(현지 시각) NBC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경기 침체는 경제 전반이 취약해지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러한 상황을 현재 보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으로 일자리 창출이 둔화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침체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옐런 장관의 이와 같은 발언은 이번 주 미국 경제 정책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들이 발표를 앞두고, 혼란에 빠진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오는 27일(현지 시각)에는 연준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가 발표되고, 28일에는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결과가 발표된다. 연준이 최소 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지난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잇따른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GDP나우는 25일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1.6%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다 하더라도,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이 시기를 침체로 규정한다면 놀랄 것”이라며 “우리는 강력한 노동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보통 기술적인 의미의 경기 침체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발생했을 때를 뜻하는데, 미국의 경우 이와 관계없이 비영리 경제학자 그룹 NBER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기간이 경기 침체 구간으로 결정된다.

◇서머스 “경기 침체 가능성 매우 크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부 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같은 날 CNN에 출연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만큼 경기 침체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옐런 장관의 발언을 전면 반박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지난해 2월 워싱턴포스트(WP) 기고를 통해 “한 세대 동안 경험하지 못한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지난해 1월과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1.4%와 1.7%로 여전히 저물가였기에, 서머스 전 장관의 발언은 당시 매우 파격적이라는 반응을 얻었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옐런 장관을 비롯한 미 행정부가 공개 반박에 나섰고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등과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란 연준 판단은 잘못된 것”, “연준이 인플레이션 통제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서머스 교수의 발언이 모두 맞아 떨어졌다. 옐런 장관은 지난달 CNN과의 인터뷰에서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 공급망 병목 현상 등으로 경제가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았다”며 “인플레이션 향방에 대한 나의 과거 예측은 틀렸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런 전력이 있었기에, 경기 침체 여부를 두고 미국의 전·현직 경제 수장이 벌이는 논쟁의 결론이 어느 쪽으로 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의 위험을 경고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연준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또한 수입품 관세 완화, 의약품 가격 인하 등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행정부 차원의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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