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택도 없는 말 마라" vs 한동훈 "의원님 장관 때 총장 패싱"

2022. 7. 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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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총장없이 검찰인사" 비판
한동훈 "의원님 장관때 총장 패싱"
박범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비판
한동훈 "靑 민정실 검증도 위법"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이세진 기자]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이었던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인 한동훈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맞붙었다. 박 의원은 세 차례나 반복적으로 한 장관을 증언대로 불러세워 ‘검찰총장 없는 검찰인사’에 대해 질타했고, 한 장관은 “윤석열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될 때 검찰총장이 없었다”며 맞받았다.

박 의원은 2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 장관을 증언대로 불러세웠다. 박 의원은 한 장관에게 “오랜만이다”고 간단히 인사한 뒤 “헌법에 포괄이익 금지의 원칙을 아냐”고 말했다. 한 장관은 “그런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법률로 규정할 사항을 대통령령이나 부령으로 위임할 때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위임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자 한 장관은 “인사정보관리단을 말씀하신 것이라면”이라고 말했고, 박 의원은 ‘넘겨 짚지 마라’고 쏘아붙였다. 박 의원은 ‘행정주의·법정주의를 아냐’고 물었고, 한 장관은 ‘말씀하시니 듣겠다. 너무 기본적인 말씀을 하시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법무부 직제령에 인사정보관리단장은 장관을 보임한다고 그렇게 끼워넣기했다. 물건을 끼워팔기는 봤어도 법령을 끼워넣기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정정당당하다면 법무부 직제령 제3조2항 직무조 여기에 ‘인사’라는 두 글자를 넣어야 하는데 넣지를 못했다. 그리고 업무는 없는데 직위는 만들었다. 이게 꼼수다. 이게 법치농단”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한 장관은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박 의원은 “외향은 법치를 띠고 있지만 실제는 반(反)법치”라고 비판하자 한 장관은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왜 법무부 장관이 대법관, 헌법재판관,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 수석들까지 검증하냐”고 비판하자 한 장관은 “의원님이 말한 것 중에 대법관 검증 부분은, 대법관에 대해서 인사 검증을 저희 인사정보관리단에서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박 의원이 ‘한동훈 마음에 안 들면 검증하는 것이냐’고 쏘아붙이자 “과거 위원님께서 근무하셨던 민정수석실은 어떤 규정에 사람들 명부를 전부 대놓고 검증을 하셨냐. 인사검증이라는 것은 대통령의 인사권한을 보좌하는 것”이라며 “때문에 대통령이 임명하는 직과 관련해서 동의를 받아서 일차적인 검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어 “저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동안 이 업무는 새로 생긴 업무가 아니라 과거에 민정수석실에서 계속해 오던 업무다. 제가 이 일을 하는 것이 잘못이라면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했던 인사 검증업무는 모두 위법”이라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장에선 국민의힘 의원들의 박수소리가 들렸다.

박 의원은 “우리 헌법은 국무회의를 두고 있다. 심의의결기구다. 법무부 장관은 18개 국무위원 한 사람 중에 불과하다. 국무총리를 검증하고 대통령비서실장을 검증하며 대통령의 수석들을 검증할 수 있는 왕 중의 왕 1인 지배 시대를 한동훈 장관이 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한 장관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아니라고 하면 다냐”고 쏘아붙였고, 한 장관은 “아니 실제가 아닌데 그걸 인정하라고 하는 것은 이야기가 안 되는 것이고, 객관적으로 판단 없이 기본적인 자료를 넘기는 것인데 뭐가 문제이며 밀실에서 진행되던 것을 부처의 통상 업무로 전환한 것이다. 이것이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진일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한 장관에게 “검찰총장을 언제 임명할 것이냐”고 물었고 한 장관은 “두 달째 (검찰총장이) 공석인데 대검검사급, 고검검사급, 평검사 전부 한동훈 장관이 해버렸다. 전례가 있느냐”고 묻자 한 장관은 “과거에 (박범계) 의원님이 장관이실 때 검찰총장을 패싱하시고 인사를 하신 것”이라고 말하자 박 의원은 “택도 없는 말 하지 마시라”고 일갈했다. 본회의장 의석실에선 박 의원을 응원하는 듯한 박수소리가 나왔다.

한 장관은 이어 “저는 검찰의 인사 의견을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이 반영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검찰에 물어보셔도 저만큼 이번 인사처럼 확실하게 인사 검찰의 의견을 반영한 전례가 없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과 한 장관은 대략 20초가량 아무런 말 없이 서로의 눈빛을 쏘아보며 침묵을 지켰다. 한 장관은 “검찰총장 없이 인사한 전례는 당연히 있다. 지난 정권에서 윤석열 당시 중앙지검장 임명될 당시 검찰총장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내가 두 차례 윤석열 검찰총장과 인사 협의를 했다. 두 시간씩이었다. 1시간50분 전부 윤석열 검찰총장이 말을 했다. 그런 협의를 패싱이라고 하느냐. 그런 패싱을 했기 때문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 없이 스스로 인사를 다 해버렸다는 이야기냐”고 비판했고, 한 장관은 “저는 그때와 달리 충실하게 인사했다는 말이다. 대검차장 직무대리와 10여차례 이상 협의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의원 부인의 법카 의혹 관련해서 130회 이상 압수수색을 했다. 과잉 수사 아니냐”고 한 장관에게 묻자 한 장관은 “경찰이 수사를 하는 것에 대해 법무부 장관에게, 게다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 지휘를 한 것도 아니다. 저는 의원님과 달리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개입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렸다. 제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 수사지휘권을 남발하거나 그러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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