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버스준공영제 효율성 '글쎄요'.. 대대적 손질 '불가피'
이용객 수는 오히려 줄어들어
혈세로 버스 사업자 배만 불려
하반기에 개선방안 용역 마무리
오 지사 "획기적으로 바꿔야"
제주 버스 준공영제에 투입하는 보조금이 5년 만에 10배 가까이 늘었지만, 버스 이용객은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 이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선 8기 제주도정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버스 준공영제 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5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제주 버스 준공영제의 성과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재정 절감과 합리적 노선 운영 방안 등을 도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에 착수한 ‘버스 준공영제 성과 평가 및 개선방안 용역’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도는 앞서 2017년 8월 대중교통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과정에서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준공영제는 제주도가 버스 운송업체의 노선 운영권을 조정, 관리하는 대신 버스운송업체에 적정 이윤을 포함한 운영경비를 지원해주는 제도다. 도와 이행협약을 맺고 준공영제에 참여하는 버스업체는 모두 7곳이다. 버스운송업체의 총수입금이 표준운송원가(운송비용)에 못 미치는 경우 그 차액을 일괄 지원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도가 매년 1,000억 원 이상을 손실금으로 버스 업체에 지원하고 있지만, 버스 수송 분담률은 준공영제 시행 전후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임원 인건비 과다 지급 등 도적적 해이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혈세로 버스 사업자의 배만 불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중간보고회에서는 △대중교통 수요 △노선 운영 △노선 효율 △보조금 △이용자 측면의 문제점 분석결과가 제시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버스이용객은 대중교통체계 개편 전인 2016년과 비교해 오히려 감소했으나, 버스업체에 지원되는 보조금은 대폭 늘어나는 등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버스 이용객은 2016년 5,659만 명(1일 평균 15만5,067명)에서 △2017년 5,638만 명(1일 15만4,469명) △2018년 6,245만 명(1일 17만1,104명) △2019년 6,484만 명(1일 17만7,660명) △2020년 5,037만 명(1일 13만8,022명) △2021년 5,313만 명(1일 14만5,572명) 등 5년 사이 더 줄어들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후 2018년과 2019년에는 이용객이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부터는 크게 감소했고, 회복세가 늦어지면서 2021년 이용객은 오히려 대중교통 개편 이전인 2016년보다도 적었다.
버스 대수는 준공영제 이전 544대에서 2021년 874대로 크게 늘어났지만 평화로와 번영로 중심 노선에 편중되고, 이용객이 많은 시간과 적은 시간에 동일하게 배차가 이뤄지면서 이용수요 대비 효율성이 감소했다. 또한 제주·서귀포시 읍면지선 등은 운행 당 평균 10인 이하 탑승으로 매우 낮은 효율성을 보였다.
반면 버스업체에 지원되는 보조금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준공영제가 시행되기 전인 2016년 109억7,000만 원에 불과하던 보조금은 △2018년 913억8,600만 원 △2019년 910억6,300만 원 △2020년 977억6,500만 원 △2021년 1,039억7,300만 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당선인 시절부터 버스 준공영제 개선을 약속했던 오영훈 제주지사는 이날 중간보고를 받은 후 “현재 버스 준공영제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분석·진단해 대중교통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정 부담 감소와 버스 노선 재정비, 이용 수요제고를 통해 도민의 일상이 더 나아지도록 적극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는 하반기 내에 이번 용역을 통해 버스 준공영제의 합리적 노선 운영과 재정절감 방안을 종합분석하고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결국 2017년 전면 개편된 제주 대중교통체계도 5년 만에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용역을 통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버스 준공영제 및 대중교통체계 개편 등에 대한 세밀한 진단을 바탕으로 개선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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