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에 잦은 교통사고 통증,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까닭은?
경희대의료원 신우철 교수 "갑자기 목 뒤로 젖혀져 모든 통증 유발"
교통사고는 사고 그 자체도 문제지만, 사고 이후 나타나는 후유증이 더 큰 문제가 되곤 한다. 실제로 교통사고가 일어난 직후보다 얼마간 시간이 지난 다음, 환자가 주관적으로 호소하는 통증이 더 많다. 교통사고 후유증의 범위는 상당히 넓은데, 그중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이 '편타성 손상 증후군'이다. 교통사고에서 가장 많은 사고는 후방 추돌로, 편타성 손상 증후군이란 자동차가 갑작스럽게 가속 혹 은 감속되면서 목이 뒤로 크게 젖혀졌다가 다시 앞으로 꺾이는 복합적 손상을 말한다. 갑작스러운 과신전으로 목이 앞뒤로 젖혀지는 모습이 마치 채찍을 휘두르듯 갑작스럽게 발생한다고 해서 '편타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갑자기 과신전된 목으로부터 모든 통증이 유발된다는 점이다. 목은 머리를 지탱하는 기둥인 만큼, 이 기관이 충격을 받으면 두통과 시각·청각 이상,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목은 뇌에서 나오는 척수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이므로 목을 다치면 사지의 저림이나 심한 경우 사지마비까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교통사고 통증은 하나로 단정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교통사고로 받는 충격이 매우 비특이적이기 때문이다. 운전자의 앉은 자세, 앉은 위치 등이 영향을 미치므로 한 가지로 단정할 수 없는 사고의 양상으로 인해 통증까지도 매우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렇기에 한의학적 관점은 교통사고 직후보다, 사고가 일어나고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 증상이 발현되는 것에 더 집중한다.
경희대의료원 교통사고클리닉 신우철 교수(한방재활의학과)는 "경희대의료원 교통사고클리닉은 눈에 띄는 외상은 따로 없는데, 지속적인 통증을 느끼는 환자들이 주로 내원한다. 큰 골절이나 신체적 외상의 흔적이 분명한 경우라면, 양방치료를 먼저 받아야 한다. 골절 등으로 양방치료를 받은 다음, 이후의 통증을 더 섬세하게 치료받기 위해 한방병원에 내원한다면 통증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동의보감에서는 '통증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이라고 말한다. 통하면 통증이 없고, 통하지 않으면 통증이 있다는 의미다. 즉, 기혈의 흐름과 통증의 상관관계를 긴밀하게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한의학에서 통증을 말할 때 주로 쓰이는 단어 중 '비증(痺證)' 또한 막혀서 잘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흔히 말하는 '어혈(瘀血)'도 결국 흐름을 방해하기에 통증을 유발한다.
경희대의료원 신우철 교수는 "한방에서는 교통사고 통증 치료도 기혈의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줌으로써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기혈의 순환을 돕기 위해 한방에서 적용하는 치료 방법은 침 치료부터 시작해 뜸 치료, 부항치료, 추나치료(근막이완, 관절 가동 및 교정), 한방물리요법 등이 있다. 침치료의 경우 일반침과 더불어 전침, 온침, 가열식 화침, 도침 등을 사용하는데 이때 온침치료는 침 손잡이에 뜸을 올려놓아 온열 기운이 전달되게 함으로써 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이고, 가열식 화침 치료는 침을 꽂은 상태에서 침체에 열을 가함으로써 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도침치료는 일반 침보다 두꺼운 침을 이용해 근막 등이 유착된 부위를 섬세하게 절개해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방법이다. 이러한 치료 방법은 기혈의 흐름뿐 아니라, 편타성 손상으로 손상된 근육과 인대 등의 조직까지 회복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교통사고 후 통증은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통증이 미약하면 '이 정도로 병원에 간다고?'라며 망설이곤 한다. 앞서 말했듯, 교통사고 통증은 사고 즉시 발생하기보다는 시간이 지난 후 누적돼 발현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므로 약한 통증이라고 해도,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전 문 의료진에게 진료받는 게 중요하다. 교통사고후유증에는 신체적 요인뿐 아니라 심리적 요인도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고 당시의 충격이 트라우마가 되어, 실제 몸에 남은 사고의 흔적보다 더 큰 흔적이 자기 몸에 남아있으리라 생각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한방치료는 환자의 몸만 진료하는 것이 아닌, 상담을 통해 마음까지 들여다보는 진료를 하는 만큼 보이지 않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 내원할 것을 권한다. 신우철 교수는 "교통사고 통증의 치료 기간은 경미한 환자의 경우 2~4주 정도 소요된다. 일반적으로 교통사고 통증을 단순 근육 통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단순 근육통이라면 약 1~2주의 치료를 받으면 금세 호전을 보인다. 하지만 교통사고로 인한 손상은 근육의 근복부 손상과 함께 근육과 뼈 접합 부위인 건과 뼈와 뼈 접합 부위인 인대 조직의 손상이다. 이러한 조직 손상은 근육에 비해 회복 기간이 4주 이상 걸린다. 많은 교통사고 환자들에게 4주 이 상의 치료를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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