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했잖아"..난자 얼리려다 병원서 퇴짜 맞은 중국 여성

이상규 2022. 7. 2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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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여성 난자냉동 금지' 정책 비판중국의 유명 여배우 쉬징레이가 미혼 여성이 난자를 얼리지 못하는 중국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관련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 중문망이 보도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자신의 난자를 냉동 보관해 달라고 했다 거절을 당한 중국 여성이 이를 법원에 소송까지 냈지만 결국 패소했다.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법원은 지난 22일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쉬 짜오짜오(34) 씨의 난자 냉동 보관요구를 병원이 거절한 것은 미혼 여성의 권리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판결했다고 대만 연합보가 25일 보도했다.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 2018년 베이징 수도의과대병원에 자신의 난자를 냉동 보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병원측은 미혼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냉동보관은 기혼 여성의 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당분간 일에 집중하기 위해 난자를 냉동 보관해 놓을 생각이었던 쉬씨는 이를 거절한 병원이 중국 사회에서 미혼모가 겪는 어려움에도 자신에게 출산을 독려했다고 주장했다.

해외로 나가 난자를 보관할 생각이었지만 비용이 너무 비싼 탓에 포기해야만 했던 그는 결국 지난 2019년 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는 중국에서 미혼여성의 난자 냉동 보관 권리와 관련해 제기된 첫 번째 소송이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그는 전인대와 정협 위원들, 판사와 보건 당국 등에 탄원서를 보내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1심 재판부는 병원 측 손을 들어주었다.

쉬 씨는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우리가 자신의 몸에 대한 주권을 되찾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015년 중국 미혼 배우 겸 감독인 쉬징레이가 미국에서 난자를 얼린 사실을 공개하면서 중국에서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을 금지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당시 쉬징레이는 나중에 아이를 가질 때를 대비해 미국에 가서 시술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쉬징레이는 장쯔이, 자오웨이, 저우쉰 등 과 함께 영화계에서 '빅4'로 꼽히는 유명한 여배우였다.

이에 중국 CCTV는 "중국에서 냉동한 난자로 임신을 시도하려면 신분증과 결혼증명서, 출산 가능증서 등 세 가지 증명서가 필요하다"면서 "국내 한 여성 예술인이 이 때문에 유일한 구제책으로 미국에서 난자를 얼렸다"며 쉬징레이의 사례를 소개했다.

쉬징레이는 해당 기사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계정에 올리고는 "우리나라에는 '독신여성'이라고 불리는 별개의 생명체가 있나 보다"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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