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여성, 난징대학살 '日 전범' 위패 모셔..왜?

공안, 용의자 '우야핑' 구속..2017년부터 봉안료 60만원 지불
'심리적 고통' 호소.."위패 봉안하면 고통에서 벗어날줄"

난징대학살을 주도한 마쓰이와 다니 히사오, 노다타케시, 다나카 군키치 등 A급 전범 5명의 위패가 지우화산공원의 한 사찰에 봉안돼 있다. © 뉴스1 (중국 민족종교사무국)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중국 난징 대학살의 주범으로 지목된 마쓰이 이와네 등 A급 전범의 위패를 한 사찰에 봉안한 여성이 구속됐다.

25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장쑤성 난징시 민족종교사무국은 지난 22일 난징대학살을 주도한 마쓰이 이와네, 다니 히사오, 노다 다케시, 다나카 군키치 등 A급 전범의 위패가 지우화산공원의 한 사찰에 봉안돼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후 공안 당국은 조사를 벌인 끝에 위패 봉안을 요청한 '우야핑'을 구속했다.

우야핑은 수사에서 마쓰이 등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알게 된 이후 심리적으로 고통받아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위패를 봉안하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줄 알았다'고 전했다.

중일 전쟁 A급 전범의 위패를 한 사찰에 봉안한 우야핑이 구속됐다. © 뉴스1 (웨이보 캡처)

현지 언론들은 우야핑이 지난 2017년 12월 해당 사찰에 방문, 올해까지 마쓰이 등 5명의 위패를 봉안하기 위해 봉안료 약 3000위안(약 58만 원)를 지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사찰 운영을 중단하고 정비를 지시했으며, 관련 부서 책임자에게는 면직 또는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환구시보는 "난징에 전범들의 위패가 봉안된 것은 난징 시민을 포함해 중국 전체에 대한 심각한 도발이자 상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국 진관신문도 "한 사람이 자신의 '해방감'을 위해 다수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이기적이고 무식한 것"이라면서 "역사에서 옳고 그름은 분명해야 하며, 전범은 경멸해야 한다. 역사의 정론을 과감히 도발하고 민족의 도덕적 마지노선에 도전하는 행위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논평했다.

한편, 마쓰이 이와네는 난징 대학살에 대한 책임으로 국제 군사 재판에서 사형 판결을 받은 뒤 처형 됐다. 그는 현재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돼 있다.

일본군은 중일 전쟁 기간 난징을 점령하고 중국인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는데, 민간인 피해자는 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