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대책에도 끄떡 않던 강북 아파트, 8년만에 꺾였다

유엄식 기자 2022. 7. 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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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1년 상승폭 커서 단기 체감 어려울 듯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시스
서울 강북권 아파트값이 8년 만에 소폭 하락했다. 전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3기 신도시 공급대책으로 단기 하락세였던 2019년 상반기에도 강남권과 달리 상승세를 이어왔던 강북권 아파트값이 가격 '변곡점'을 맞은 것이다. 다만 최근 집값 급등기였던 2020년~2021년 워낙 상승폭이 큰 탓에 단기에 시세하락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전 정부 9.13대책에도 끄덕없던 강북 아파트…금리인상에 약세 전환
25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주택가격 세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서울 강북권 14개 자치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1350만원으로 전월(10억1400만원) 대비 50만원 내렸다. 사실상 보합 수준의 낙폭이지만 앞서 8년 여간 계속 올랐던 가격이 하락 반전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

서울 강북권 아파트는 전 정부의 가장 강력한 부동산 대책 중 하나였던 2018년 9.13 대책 이후에도 오름세가 이어졌다. 당시 규제지역 2주택 이상 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 금지,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등 고강도 규제와 3기 신도시 공급 등이 맞물려 그해 연말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전국 주택가격은 약세를 나타낸 바 있다.

당시 강남권 11개구 평균 아파트값도 10억원을 눈앞에 두고 6개월 간 약 1300만원 하락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강북권 평균 아파트값은 약 2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다만 당장 집값 하락을 체감하기는 어렵다. 지난 2020년~2021년 집값 급등기에 서울 전역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나타낸 까닭이다.

2020년 1월 6억5592만원이었던 강북권 아파트값은 올해 6월 10억1400만원으로 2년 6개월 만에 3억5808만원(54.5%) 상승했다. 전 정부 출범 직후로 비교 범위를 넓히면 2배 이상 뛴 금액이다.

최근 금리인상기로 신규 주택매수 심리가 꺾인 영향이라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를 고려하면 당분간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울 중저가 아파트는 가격이 하락 또는 약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예전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시세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은 시세가 내리지 않았다. 이달 서울 강남권 11개 자치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3013만원으로 전월(15억2858만원) 대비 155만원 올랐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901만원으로 전월(8억1054만원)대비 153만원 하락했다. 2019년 5월 이후 39개월 만에 소폭 약세로 돌아섰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추가 금리인상 전망에 매수심리 더 위축…연말까지 거래침체 이어질 듯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고 향후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수심리는 더 위축되는 모양새다.

올해 7월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74.3으로 전월대비 7.2포인트 내려 2013년 4월 통계 작성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표본 공인중개소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0~200으로 산출되면 100을 기준점으로 낮을수록 하락 전망이 많다는 의미다. 특히 서울 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평균보다 낮은 67.2로 조사돼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매수자와 매도자 비중을 나타내는 매수우위지수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달 전국 주택 매수우위지수는 32.4로 전월대비 7.7포인트 하락했다. 2019년 3월(23.4%) 이후 41개월 만에 최저치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전월대비 8.6포인트 내린 30.6으로 2014년 7월(28.0) 이후 9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 때문에 올해 연말까지는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상과 집값 조정 기대감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돼 집값 하락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1주택자 갈아타기, 다주택자 추가 매수는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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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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