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대책에도 끄떡 않던 강북 아파트, 8년만에 꺾였다
서울 강북권 아파트는 전 정부의 가장 강력한 부동산 대책 중 하나였던 2018년 9.13 대책 이후에도 오름세가 이어졌다. 당시 규제지역 2주택 이상 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 금지,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등 고강도 규제와 3기 신도시 공급 등이 맞물려 그해 연말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전국 주택가격은 약세를 나타낸 바 있다.
당시 강남권 11개구 평균 아파트값도 10억원을 눈앞에 두고 6개월 간 약 1300만원 하락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강북권 평균 아파트값은 약 2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다만 당장 집값 하락을 체감하기는 어렵다. 지난 2020년~2021년 집값 급등기에 서울 전역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나타낸 까닭이다.
2020년 1월 6억5592만원이었던 강북권 아파트값은 올해 6월 10억1400만원으로 2년 6개월 만에 3억5808만원(54.5%) 상승했다. 전 정부 출범 직후로 비교 범위를 넓히면 2배 이상 뛴 금액이다.
최근 금리인상기로 신규 주택매수 심리가 꺾인 영향이라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를 고려하면 당분간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울 중저가 아파트는 가격이 하락 또는 약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예전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시세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은 시세가 내리지 않았다. 이달 서울 강남권 11개 자치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3013만원으로 전월(15억2858만원) 대비 155만원 올랐다.
올해 7월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74.3으로 전월대비 7.2포인트 내려 2013년 4월 통계 작성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표본 공인중개소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0~200으로 산출되면 100을 기준점으로 낮을수록 하락 전망이 많다는 의미다. 특히 서울 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평균보다 낮은 67.2로 조사돼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매수자와 매도자 비중을 나타내는 매수우위지수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달 전국 주택 매수우위지수는 32.4로 전월대비 7.7포인트 하락했다. 2019년 3월(23.4%) 이후 41개월 만에 최저치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전월대비 8.6포인트 내린 30.6으로 2014년 7월(28.0) 이후 9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 때문에 올해 연말까지는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상과 집값 조정 기대감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돼 집값 하락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1주택자 갈아타기, 다주택자 추가 매수는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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