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서 변사체로 발견된 여성..檢 '남편의 살인' 밝혀냈다

단순폭행의 혐의없음으로 송치된 변사사건에서 부검 감정 끝에 피해자의 남편을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한 사례 등이 올해 2분기 대검찰청 과학수사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대검은 25일 다양한 과학수사 기법을 적극 활용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한 2022년 2분기 과학수사 우수사례 5건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검에 따르면 포항지청 형사1부(당시 부장검사 장재완)는 남편이 음주와 경제력 문제로 다툼이 잦았던 부인을 폭행해 경추 골절 등 상해를 입히고 바다에 빠뜨려 사망하게 한 혐의를 규명해 남편을 상해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당초 피해자는 남편의 실종 신고 후 방파제 부근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는데 경찰은 남편을 단순폭행 혐의로 수사한 후 보강증거가 없다며 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3회에 걸친 대검 법의학 자문위원회 부검 감정을 통해 피해자가 생전에 머리를 맞고 치명상을 입어 사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남편에 대한 통합심리분석으로 남편이 피해자를 둔기로 폭행하고 바다에 빠뜨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아울러 블랙박스 영상 음질 개선 등 과학수사에 이어 사건관계인 전면 보완조사, 현장검증 등 적극 수사를 통해 피해자 사망 사건의 전모를 규명했다.

경찰이 무혐의로 송치한 간호사가 환자의 혈액투석 필터에 이물질을 주입했다는 사실을 병실 CCTV 분석으로 밝혀낸 대전지검 형사1부(당시 부장검사 최영아)도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경찰은 직접증거를 찾지 못했으나 검찰은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평소 피해자와 감정이 좋지 않던 간호사가 투석필터를 임의로 탈착해 주머니에 있던 주사기로 특정물질을 투입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당시 부장검사 한기식)는 연인관계인 남성이 여성을 칼로 찌른 사건에서 살인의 고의가 있었음을 입증해 남성을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여성이 남성에게 합의금 5000만원을 받은 뒤 "실수로 칼에 찔렸다"고 진술을 번복해 살인 고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검찰은 압수한 남성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화가 나서 피해자를 칼로 찔렀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확보했다.

아울러 만취한 예비신부를 형제가 합동해 성폭행한 사건에 대해 경찰 수사 단계에서 발견되지 않은 동생의 DNA를 대검 정밀감정으로 발견하고 형제를 구속기소한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1부(당시 부장검사 유정호)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직전 도주한 671억원대 사기 피의자를 메신저·통화내역, 카드사용내역 분석으로 검거한 인천지검 국제범죄수사부(당시 부장검사 장준호)도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대검 관계자는 "나날이 복잡하고 교묘해지는 범죄 수법에 대응해 첨단 과학수사기법을 연구·개발하고 이를 수사에 적극 활용해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검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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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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