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친 美옐런? "'2분기 연속 역성장=침체' 아니다"..이유는

정혜인 기자 2022. 7. 2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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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2분기 GDP 결과 발표 앞두고 "노동시장 강하게 유지" 근거로 언급..'물가 정점론' 확산, 경기 우려는 지속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AFPBBNews=뉴스1

미국의 경제수장인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경기침체 가능성에 재차 선을 그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정책 및 경제보고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 등 올 하반기 주식시장의 흐름을 결정할 '빅 이벤트'들을 앞두고 전 세계에 퍼진 미 경제 붕괴 공포를 잠재우기 행보로 풀이된다.

옐런 장관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미 NBC방송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경기침체는 경기 전반이 취약해지는 것인데, 우리는 지금 그런 상황을 보고 있지는 않다"며 미국 경제가 침체 위험에 빠졌다는 지적에 재차 반박했다.

그는 치솟은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일자리 창출이 줄어드는 등의 경제성장 둔화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이를 경기침체로는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통상 '경기침체'로 진단하는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실제로 나타나도 이를 침체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역대급으로 치솟은 물가를 낮추고자 감행한 연준의 공격적 통화긴축으로 인해 경제가 침체가 빠질 거란 우려가 강하게 제기된다. 특히 시장은 연준이 지난달에 이어 오는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미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GDP나우는 지난 19일 올해 2분기 미 GDP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9%로,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0.2~0.4% 증가였다. 미 상무부는 오는 28일 2분기 GDP 증가율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분기 미 GDP 증가율은 -1.6%다.

옐런 장관은 미국 노동시장이 아직 견고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기침체 우려를 반박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선 한 달에 약 40만개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기에 나올 수 없는 지표"라며 "소비자 지출도 아직 견고하고, 산업생산은 최근 6개월 중 5개월 동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미국의 신규 일자리 창출 수는 37만2000개로 집계됐고, 4개월 연속 35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하지만 로이터통신 등은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의 직원 채용 축소 및 정리해고 발표가 이어지고,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계속 늘고 있다며 미 노동시장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16일 기준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5만1000건으로, 3주 연속 증가세를 유지해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옐런 장관은 "우리가 영원히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의 경제가 높은 인플레이션에 충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노동시장을 강하게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는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대책을 수립 중이며, 그들이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최근 시장 내에선 휘발유와 곡물 가격, 해상 운송비 등의 하락을 근거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해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정보업체인 에버스코어 ISI의 에듯 하이먼 회장은 "시장 주요 지표를 종합해보면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9.1%는 정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 (연준의) 통화긴축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미자동차업체(AAA)에 따르면 지난달 갤런(3.8ℓ)당 5달러를 넘어섰던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현재 4.37달러까지 추락했다. 사료 등에 쓰이는 옥수수 선물 가격이 지난달 중순 이후 27% 떨어졌다. 밀 선물 가격은 5월 중순 이후 37% 빠졌고, 해상 운송비(동남아시아→미국 서부)도 지난달 이후 11.4%가 하락했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상승률 수치가 떨어진다고 해도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아 경기 하강 우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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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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