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24 총선 출사표 던진 양부남 전 고검장
‘차떼기 수사’ ‘강원랜드 수사’ 등 특수통 검사 명성 ‘화려’…윤석열 정권 견제할 수 있는 존재감 돋보여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 영입되면서 정치 일선에 나선 양부남 전 고검장은 민주당 내에서 ‘희토류’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양 전 고검장은 사법연수원 22기로 윤석열 대통령보다 한 기수 선배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물론 정부 주요 요직에 배치된 검사출신 인사들의 면면을 잘 알고 있을뿐더러 특수부‧강력부 검사로 재직해 온 이력 또한 무게감을 지니고 있기에 , 현 정권과 당당하게 대적할 수 있는 당의 소중한 자원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별칭이다.
22일 광주 서구을 지역위원장 후보 경쟁에 나서 사실상 2024년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양 전 고검장을 <더팩트>가 만났다.
-법대를 나왔지만 ‘공고출신 법조인’이라는 이력이 늘 따라다닌다. 고교시절 삶의 진로를 바꾸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제가 공고를 진학한 게 특별히 공업과 관련된 인생의 진로를 설정해서 공고를 갔던 게 아니다. 집이 가난하고 형편이 어려워서 공고를 가게 됐다. 고등학교 입학 후 혼자 공부하면서 대학 진학의 꿈을 품었고 전남대 법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소신을 지키는 강직한 검사로 정평이 나있다. 이 때문에 타협하고 차선의 대안을 찾는 정치와 잘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세평이 있는데
사람들이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검사장 하면서 주로 특수와 강력수사를 했다. 특수와 강력부에서 다루는 범죄들은 이 사회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그런 부패와 민생 침해 사건들이다.이런 범죄들을 엄단하지 않으면 사회의 법질서를 유지할 수 없다. 제가 주로 그런 분야의 수사를 많이 하고 원칙대로 했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가 부여된 것 같다. 그러나 생계형 범죄라든지 소년 범죄라든지 이런 불가피한 범죄를 저지른 피고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온정을 베풀었던 숨겨진 사례가 많다.
정치라는 것은 제가 생각하기에 원칙을 지켜야 하는 부분과 타협이라는 두 가지 부분이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원칙을 지켜야 할 부분은 지금까지 제가 검사생활을 했던 것처럼 단호하게 원칙을 지키고, 또 타협해야 할 부분은 서로 공존의 지혜를 발휘해서 함께 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 민주당의 ‘희토류’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검찰공화국’ 비난을 사고 있는 윤석열 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존재감을 갖고 있기에 붙여진 호칭이다. 이런 평가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검찰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선 캠프의 법률 단장을 맡았는데 거기에 간 것은 제 신념이 민주당이 나아가는 길과 가깝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가깝다는 의미는 친밀하다는 것 보다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그리는 세상, 그 방향이 내가 평소 바라는 것과 맞아 떨어졌다는 얘기다. 그래서 민주당에 왔고 민주당 당적을 지닌 정치인으로서의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입지를 세우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나 역시 검찰 출신이고 국민들이 검찰에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지만 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소신과 원칙에 따라서 검사생활을 했고 특히 우리 내부의 비리에 대해서도 제 직을 걸고 싸웠다. 시민들이 그런 제 이력을 눈여겨보고 이 사람은 윤석열 정부와 용기 있게 맞설 수 있다는 신뢰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시민들의 그런 기대를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또 그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을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
-검찰 출신들의 국가 요직 배치로 윤석열 정부가 ‘검찰공화국’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제 후배 동료 이런 사람들이 이제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것을 개인적으로는 썩 기분 나쁘진 않다. 그러나 국가 운영이라는 큰 틀에서 봤을 때는 과연 이것이 ‘바람직한 인사’인가 라는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국가적 차원에서 인재 등용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아 실현의 길이기도 하다. 어느 한 파트에서 단계 단계 밟아온 사람들이 최종적으로는 차관을 간다든지 장관이 되는 꿈을 꾸고 일을 했을 거 아닌가. 그런데 갑자기 검사를 했던 사람들이 요직을 차지하면 자아 성취의 기회를 상실한 그분들의 좌절감이 얼마나 크겠는가.
적절치 않은 일이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은 윤석열이 대표하는 보수를 선택했다. 윤석열 대통령 하나만을 뽑은 게 아니라 보수를 지지하는 세력이 정권을 잘 해봐라, 행정 수행을 잘 해라, 이런 기대가 담겨 있다. 검찰로 정부를 구성하라고 뽑은 게 아니다. 보수 입장에서도 봐도 적절치 못한 행태다. 검찰 출신 대통령도 5년이면 끝난다. 그러나 검찰은 국가가 망하지 않는 한 계속 유지되는 조직이다. 그런데 검찰 출신 대통령일 때 검찰 출신 너희들이 이것저것 다 독식했다는 국민들과 일반 공직자들의 평가는 검찰 조직의 입장에서 봐도 장기적으로는 큰 손실이다. 이 때문에 매우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2020년 부산 고검장을 마지막으로 사임했을 당시 문재인 정권과의 갈등설이 있었고. 원래 ‘윤석열 사단’ 이었다는 말도 나돈다. 이런 풍문이 민주당 지역위원장 후보 경쟁에 혹여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 잘 하셨다. 일부 언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당시 ‘강원랜드 수사’를 같이 했다는 이유로 소위 ‘윤석열 사단’이라 일컫는데 완전히 왜곡된 근거 없는 풍문이다. 윤 대통령하고는 강원랜드 수사가 아닌 17대 대선 불법자금 ‘차떼기 수사’를 함께 했다. 너무 황당한 풍문이다. ‘윤석열 사단’이라는 지칭은 턱없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하고 갈등설도 전혀 근거 없는 얘기다.
-정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굳힌 것은 언제인가
정치에 대한 권유를 젊은 검사 시절부터 많이 받았다. 그러나 정치에 대한 막연한 불신, 이런 게 마음속에 있었고 검사라는 직을 통해서 사회에 기여하는 것도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뛰어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에서 법률 자문을 하면서 보니까 정치가 너무나 중요하게 여겨졌다. 우리 국민의 삶의 방향, 그리고 우리 사회 운영 구조는 물론 직접적으로 나의 운명까지도 정치에서 결정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그래서 막연히 정치를 불신할 게 아니라 내가 한번 할 수 있다면 뛰어 들어가서 정치를 올바르게 한번 바꿔보자는 뜻을 품게 됐다.
-섹소폰 연주가 프로급이고 법무연수원 ‘로하스 합창단’ 단장을 맡기도 했다. 음악에 남다른 재능을 지닌 것으로 보이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섹소폰을 불기 시작한지 10여 년 됐다. 제가 직접 연주한 연주곡을 담은 CD도 재미로 제작하기도 했다. 12곡이 담겨있다. (양 고검장은 모바일에 저장된 경음악 반주에 맞춘 ‘베사메무쵸’ 연주곡을 직접 들려줬다)
합창단 활동은 법무연수원 교수를 할 때 법무연수원의 분위기라든지 검찰 일이라는 게 딱딱한 분야였기 때문에 합창을 통해서 조사 받으러 온 사람이나 재소자들에게 좀 온정의 느낌을 주자 해서 합창단을 만들었다.
당시 검사들과 교정직 직원들이 합창단을 만들어서 청주 여자 교도소를 방문해 재소자들과 함께 합창을 했던 게 오래도록 잊혀 지지 않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의 저조한 투표율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시민들이 정치에 많이 지쳐 있다. 특히 민주당에 대해 실망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정치를 외면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난 정치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매우 우리 생활에 밀접하고 우리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시민 여러분들이 정치에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 우리가 잘할 때는 칭찬도 해 주시고 못 할 때는 채찍도 가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저 역시 정치에 입문한 이상 우리 정치가 시민의 생활에 가까이 다가가서 우리 시민의 삶을 증진시키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치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 민주당에 대해서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광주 서구를 정치 활동 공간으로 선택한 것은 출생지는 담양이지만 광주에서 지금 30년 이상 살고 있다. 광주가 제 고향이나 다를 바 없다. 그래서 평생 잊어본 적도 없고 또 대학도 이곳에서 다녔다. 그래서 광주에서 정치를 하기로 결심을 했고, 서구 을의 지역위원장이 궐석이 되면서 그 기회가 좀 빨리 다가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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