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만난 임은정 "검찰서 뉴스공장 싫어하는 걸 알기에.."

송혜수 2022. 7. 2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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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최근 지난 10년간 자신이 검찰 내부를 고발한 일을 엮어 책(계속 가보겠습니다)으로 낸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뒤 소회를 전했다.

(사진=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캡처)
25일 임 부장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에서 ‘뉴스공장’을 싫어라 하는 것을 잘 알기에 출연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지금은 좀 그렇고 다음에 꼭 한번은 나가겠다’고 몇 년을 미루다가 이제야 약속을 지키러 잠시 상경했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방송국이 마침 난지한강공원 근처라 생방송을 마친 후 잠시 산책했다”라며 “어릴 적 신문에서 보던 난지도는 악취 진동하는 쓰레기 매립장이었는데, 계속 내린 비로 싱그러운 초록과 발길에 채이는 풀향에 붙잡혀 한참을 걸었다”라고 했다.

이어 “쓰레기 매립장도 노력하면 이렇게 공원으로 바뀌는데, 합심하여 노력하면 검찰도 바뀌겠지요”라며 “난지한강공원에서 좀 더 나은 내일을 본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학에 조예가 깊으신 목사님으로부터 호를 받았다. 豈知一寸膠(기지일촌교). 어찌 한 치의 아교가 救此千丈渾(구차천장혼) 천 길 혼탁한 물을 구할 줄 알았으랴. 서경의 한 구절에서 따온 ‘일교(一膠)’”라며 “검찰 안에서 검찰을 바로 세우라는 격려이자 응원의 말씀”이라고 했다.

그는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마음도 목사님의 당부와 같은 마음이겠지요”라면서 “난지한강공원에서 ‘일교’의 뜻을 되새기다가 기쁘게 대구로 간다. 행복한 한 주 되십시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 임 부장검사는 자신이 출간한 책 ‘계속 가보겠다’에 담긴 의미에 대해 “검찰에 계속 있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임 부장검사는 “이번에 책을 낸다고 했더니 내부에서 저를 싫어하시는 분들이 아주 기뻐했다”라며 “총선 앞 때까지 검찰에서 계속 가보다가 총선 이후에는 국회로 가보겠다는 거 아니냐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건 아니고 10년간 내부 고발자로 좌충우돌하면서 겪었던 일을 다 말씀드리면서 좀 힘들기는 하지만 아직 버틸 만하고 견딜 만하니까 계속 가보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검찰 내부에서 ‘미운털’을 자처하게 된 변곡점이 2009년도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선 “그때 법무부 법무심의관실에 있으면서 ‘검사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그전에도 솔직히 나쁜 거 많이 봤는데 ‘저 사람이 이상한 거고 우리 조직 아름다운 조직, 정의로운 조직, 나는 여기서 사랑받고 인정받을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못 본 척했다”라며 그러나 법무부를 거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이후 임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 게시판에 글을 쓸 때마다 검사장에게 불려다녔다고도 전했다. 그는 “검사장이나 이런 분들이 게시판에 글 쓰면 징계하겠다고 그러기에 소송하겠다고 했다”라며 “제가 선택한 것이지만 슬픈 것은 제 앞에서 아는 사람 2명이 ‘너 임 선배 글에 댓글 쓰지 마’라고 충고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임 부장검사는 “투명 인간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할 건 뭐 있나 싶었다”라며 “게시판에 글을 썼을 때 댓글이 처음에는 그냥 ‘임 검사님’이러다가 ‘임은정씨’라고 기수 열외가 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임 부장검사에 따르면 당시 내부에서는 그를 둘러싸고 정치 검사를 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임용이 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다고. 이에 대해 임 부장검사는 “그때도 울산 중용되고 그랬더니 사람들이 ‘쥐구멍에는 볕이 안 드는구나’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또 “(일각에서는) 정치인은 할 줄 알았는데 안 하니까 그냥 변호사 업계가 어려워서 못 나간다고 생각을 했다”라며 “그래서 지금 못 나가니까 ‘조직에 재나 뿌리고 앉아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그는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선 “검찰을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 이렇게까지 하는 것이 제 몫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내게 됐다”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라든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최측근들의 특수 수사 기법이 어떤가, 검찰이 봐주려고 할 때와 죽이려고 할 때 어떻게 수사를 하는가, 기록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대해서 국민들이 제대로 알아야지 검찰의 손장난에 속지 않으시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송혜수 (s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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