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최애휴가지 '저도'로 여름휴가 떠나볼까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7월 25일 (월요일)
□ 진행 : 노효상 아나운서
□ 출연: 권다현 여행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효상 아나운서(이하 노효상):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1부, 이슈인터뷰로 시작합니다. 지난주였죠, 윤석열 대통령은 여름휴가 계획을 묻는 질문에 '저도'에 갈까 한다는 답변을 남겼죠. '저도'는 역대 대통령들의 최애 휴가지였다는데요. 여유롭고 아름다운 대통령의 여름 휴가지를 따라 우리의 여름휴가 계획을 짜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권다현 여행작가 연결돼 있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 권다현 여행작가(이하 권다현): 안녕하세요.
◇ 노효상: 먼저 작가님이 선택한 올여름 휴가지는 어딜지 궁금한데요?
◆ 권다현: 비밀로 하겠습니다.
◇ 노효상: 대통령들이 가장 사랑하는 휴가지였다는 '저도'는 어떤 곳인가요?
◆ 권다현: 이름부터 소개 드리면 저도의 '저'는 '돼지 저'예요. 하늘에서 내려다 봤을 때 느긋하게 누워있는 돼지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섬 전체에 동백나무, 팽나무 등이 어우러져 아주 울창한 숲을 이루고요. 백사장이 200m에 이르는, 아름다운 해변도 자리하고 있어서 섬 특유의 여유로움을 느끼기에 좋은 공간이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전략적인 위치가 좋다보니까 일제강점기에 주민들을 강제로 내쫓고 통신소와 탄약고를 설치한 뒤 군사 기지로 활용됐던 아픈 역사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6·25 전쟁 동안에도 연합군의 탄약고가 설치되는 등 유엔군 군사시설로 활용이 됐고요. 1954년부터는 우리나라 국방부 관리하에 들어가게 됐는데, 당시 대통령인 이승만이 저도를 여름휴양지로 선택하면서 이후로 역대 대통령들이 찾는 휴가지가 됐구요. 1972년에 박정희 대통령이 바다 위의 청와대라는 의미에서 '청해대'라는 이름의 대통령 별장으로 공식 지정 하면서 일반 시민들의 출입이나 어로 행위가 전면 통제되었습니다. 저도는 행정구역상 거제에 속해지만 해군이 관리하다 보니 해군통제본부소재지인 진해, 지금의 창원으로 편입이 되있구요. 1993년 대통령 별장으로 해제가 되면서 다시 거제로 환원이 된 섬입니다.
◇ 노효상: 역대 대통령들이 여름휴가를 저도에서 많이 보냈다고 하죠?
◆ 권다현: 말씀드린 것처럼 대통령 별장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이승만 대통령이 휴가를 보냈구요. 박정희 대통령은 아예 공식 대통령 별장으로 공식화했죠. 저도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여름 휴가를 이곳에서 보내면서 백사장에 저도의 추억이라는 글씨를 쓴 모습이 외부에 공개되면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휴가를 보냈던 곳을 대통령이 돼서 다시 찾아왔으니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저도 직접 들어가보니까 또 한 명, 특별한 인연이 있는 대통령이 있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인데요. 건설회사에 근무하던 당시, 저도에 대통령 별장을 짓는 현장에 소장으로 근무를 했다고 해요. 그런데 본인이 또 대통령이 돼서 찾았으니까 그또한 감회가 남다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특별한 인연 때문인지 김영삼 대통령이 저도를 '권위주의의 상징'이라고 하면서 대통령 별장에서 해제를 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 별장으로 재지정을 했어요. 당시 저도를 찾았던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던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자신이 대통령이 돼서 다시 올 줄 알았으면 그때 별장을 좀 더 크게 지을 걸 그랬다' 이런 농담도 했다고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3년 차인 2019년에 휴가지로 이곳 저도를 찾았고요. 윤석열 대통령도 취임 후 여름 첫 휴가지로 저도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노효상: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는 기간도 있고, 저도 내에 출입할 수 없는 공간도 있다고요?
◆ 권다현: 맞습니다. 2019년에 저도가 47년 만에 민간에 개방이 됐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대통령의 해상별장으로 사용이 되고 있다 보니, 해군의 관리 하에 있습니다. 때문에 송진포리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이 있는데요. 이 유람선을 이용해 하루 2회 입도가 가능하구요. 내년 1월과 8월은 군 정지기간이라 입도가 금지됩니다. 이 기간에는 유람선을 이용해서 섬을 외부에서만 관람하시는 게 가능하구요. 입도를 한다고 해도 정해진 관람로를 벗어나실 수 없습니다. 관람객이 내릴 때, 수십 명의 관리자가 함께 내려서 관람객 동선을 한 명 한명 다 체크하시고요. 군사시설이 다수 자리하다 보니까 사진 촬영 역시 제한된 공간에서만 가능합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공식 별장으로 이용하는 이유가 경호상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외부에 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것들은 엄격히 통제되니 이런 부분들은 잘 지키면서 관람하시면 되겠습니다.
◇ 노효상: 만약 8월 여름휴가 때 저도를 가보고 싶다면. 어떤 루트를 짜서 여름휴가를 보내면 좋을까요?
◆ 권다현: 거제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잖아요. 제주 못지않은 아주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유명하고 역사적으로도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저도 유람선이 운항되는 '장목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칠천도'라는 섬이 있는데 다리도 연결되어 있어서 편안하게 왕복하실 수 있어요. 이 섬이 또 해안 풍광이 아주 빼어나서 해안선을 따라 수많은 펜션과 캠핑장이 밀집한 곳입니다. 이곳은 임진왜란 때 유일한 패전으로 칠천량해전이 벌어졌던 곳이 섬 인근입니다. 관련 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도 마련되어 있구요. 또 이 칠천도 건너에는 맹종죽 테마공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맹종죽'이라는 것은 한반도 남쪽 원산지인 대나무 종류입니다. 지름이 20cm 정도로 대나무 중에서는 가장 굵은 대나무라고 하는데요. 맹종죽 테마공원에 들어오시면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대나무 숲에서 뿜어내는 신선한 음이온도 함께 즐기실 수 있구요. 또 아이들이 자연속에서 색다른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모험의 숲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서 가족들이 함께 휴가로 즐기기 좋은 곳입니다. 또 테마파크에서 바라보는 칠천도 풍경도 아름다워서 가족들과 함께 둘러보시면 좋은 코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노효상: 역대 대통령들이 많이 찾았던 휴가지 중에 하나, 충북 청주시에 있는 '청남대'도 있습니다. 청남대는 어떤 곳인가요?
◆ 권다현: 청해대라고 불렸다면 청남대는 남쪽에 있는 청화대라는 의미입니다. 이곳은 전두환 대통령이 경관에 매료되어 별장 건설에 대한 의견을 피력해서 '83년에 준공이 됐구요, 이후 김영삼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휴가를 보냈는데요. 특히 김영삼 대통령은 모든 여름 휴가를 청남대에서 보내다 보니 청남대부장이라는 용어까지 사용이 됐었죠. 김대중 대통령 역시 여름 휴가 매년 이곳에서 보냈구요, 노무현 대통령 같은 경우 대선과정에서 청남대를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약을 했었는데 취임 첫 해인 2003년에 청남대를 전면 개방하게 됩니다. 그후로 일반 시민들도 방문해서 내륙의 바다라고 불리는 '대중호'의 경치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노효상: 청남대를 포함해 여름휴가 계획을 짠다면 어떨까요?
◆ 권다현: 청남대가 자리한 곳이 청주의 '문의면'이라는 곳인데요. 워낙 유명하다 보니 청남대만 보고 빠지시는데, 사실 굉장히 사랑스러운 동네 중 하나입니다. 작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젊은 사람들이 운영하는 동네 책방부터, 한지공예, 도자기공예, 화가의 작업실 등 다채로운 예술 공간이 자리하고 있구요. 매 1일과 6일에는 오일장도 열리고 노부부가 운영하는 찻집이라든지, 지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셨던 분이 직접 내린 커피라든지 아주 매력적인 공간들이 구석구석 돌아볼 수 있도록 모여있어요. 그리고 대청호를 걸으면서 돌아볼 수 있는 대청호오백리 길도 문의면 일대를 지나기 때문에, 이런 아기자기한 매력을 느끼며 코스를 짜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노효상: 역대 대통령의 최애 여름휴가지를 살펴봤는데요. 두 장소 모두 한적하고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역대 대통령과 관련된 여름휴가지 또 있을까요?
◆ 권다현: 앞서 소개해드린 청해대, 청남대 외에 대통령 별장으로 알려진 곳은 이승만 대통령이 즐겨찾았던 고성의 화진포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1954년에 처음 지어졌는데, 북한의 김일성이라든지 5대 부통령 이기붕의 별장도 인근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당대 정치인들이 앞다퉈 별장을 지었다는 것만 봐도 주변 경치가 얼마나 빼어난지 짐작하실 수 있을 텐데요. 울창한 소나무숲과 호수가 어우러진 곳이라 여름을 나기에는 최적의 공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별장이었던 건물은 1999년부터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어서 대통령 별장의 역사도 살펴보실 수 있구요. 저도를 대중에 널리 알렸던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기 전 마지막 휴가를 보낸 곳은 울산 '십리대숲'입니다. 울산의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인데요. 강을 따라 펼쳐진 대나무밭이 장관을 이룹니다. 대나무밭의 길이가 십 리, 약 4KM 정도 된다고 해서 '십리대숲'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이곳도 한때 큰 인기를 끌기도 했었죠. 이들 외에는 경호상의 문제가 있다 보니 군 휴양소라든지 사저에서 휴가를 보내기도 했는데,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휴가에 인색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알려진 곳이 적다고 생각이 듭니다.
◇ 노효상: 주말에 김포공항이 여름 휴가객들로 북적였다고 하죠. 1년에 한 번 있는 여름휴가여서 다들 기대가 큰 것 같은데, 사실 코로나19 확산세로 사람 많은 곳은 피하고 싶기도 한데요. 한적한 곳 어디 없을까요?
◆ 권다현: 사실 휴가 때마다 듣는 많은 질문인데요. 사람 적은 곳 가고 싶다고 말씀은 하시지만 관광편의시설이 부족하다거나 볼 거리가 적은 곳은 또 피하시잖아요. 어쩌면 유명 관광지로 쏠리는 건 당연할 수 밖에 없는데요. 저는 사실 코로나 이후에는 관광산업에서 다소 소외되었던 인구 10만 이하의 소도시들을 많이 찾아다니거든요. 이런 지역에서 만나는 매력이 있어요.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오히려 때묻지 않은 자연, 여유로운 휴식을 만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들고요. 아까 대통령 휴가 이야기를 했는데, 대통령들의 여름 휴가 중 늘 하는 이야기가 '대통령들이 이번 휴가 때 어떤 책을 읽었나', 최고의 아이템으로 이야기하는 게 책이잖아요. 그래서 볼거리를 찾아다니시는 것보다 책방에서 숙박까지 가능한 '북스테이' 프로그램도 굉장히 많거든요. 바쁜 일상에서 읽지 못했던 책들에 둘러싸여서 색다른 여름 휴가를 계획해 보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 노효상: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권다현 여행작가였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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