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검사비 7만원요?..공연장 이어 휴가지 집단감염 비상
공연장 확진 "X열 X번" 후기 잇따라
건강보험 수가 의원급 기준 5만5920원
실제 무증상 검사비 3만~7만원 천차만별
"질병관리청 지침 검사 회피하게 해" 지적도
“콘서트 다녀온 뒤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막콘(마지막 날 콘서트) 플로어 14구역. 근처 구역이었던 분들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지난 1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주니어 콘서트에 다녀온 ㄱ(21)씨는 지난 20일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자마자 트위터에 확진 사실을 알렸다. 슈퍼주니어는 15~17일 사흘간 오프라인 콘서트를 진행했다. 2020년 2월 이후 2년5개월 만이었다. ㄱ씨는 24일 <한겨레>에 “콘서트장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확산 피해를 줄이고자 글을 올리게 됐다. 첫콘(7월15일 첫날 콘서트)에서 확진된 사람들이 먼저 글을 올려, 증상이 없었지만 선제적으로 검사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까지 팬들이 직접 이같은 트윗 내용을 모아 집계한 확진 건수만 50여건에 달한다. 21일 이후에도 콘서트에 참석한 뒤 확진됐다는 글은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 공연 참석자는 1만5000여명 정도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규모 축제나 공연에 참석했다 집단 감염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름 휴가철과 맞물린 재유행 상황에서 무증상자에게 5만원 안팎의 검사비를 부담하게 하는 질병관리청 지침 역시 검사를 회피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 달까지 전국을 돌며 열리는 가수 싸이의 흠뻑쇼 공연에서도 확진됐다는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당초 방역당국은 해당 공연을 두고 “마스크가 젖는 경우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포털사이트에는 흠뻑쇼 공연에 다녀온 뒤 코로나에 확진됐다는 후기가 20여개 올라왔다. “잠깐 사진을 찍느라 마스크를 벗었는데 그때 옮긴 게 아닌가 싶다. 같이 갔던 친구들과 함께 확진됐다” “지정석에서 마스크 한 번도 안 내리고 놀았는데 다녀오고 나서 가래가 섞인 기침을 해서 검사해보니 양성이 나왔다. 다들 조심하라”는 등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휴가지 감염도 늘고 있다. 직장인 이아무개(32)씨는 “지난주 부산으로 가족 여행을 갔는데, 휴가를 이틀 남겨두고 가족 4명 전부 확진됐다. 식당에서 밥을 먹다 확진된 게 아닌가 싶다. 휴가에 격리 기간까지 추가돼 회사에 눈치가 보였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6만5433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요일 발표 기준으로 지난 4월 이후 14주 만에 최다 기록이다. 위중증 환자도 전날보다 6명 늘어난 146명으로 51일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지만, 무증상자가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검사비를 자부담해야 하는 만큼 검사 자체를 회피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무증상자가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경우 진료비를 자부담하게 하고 있어서다. 반면 유증상자나 60살 이상 고령층,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경우, 자가키트검사로 양성이 확인된 경우 등은 5000원∼6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보건복지부가 책정한 검사 1건당 건강보험 수가는 의원급을 기준으로 5만5920원이지만, 무증상자의 병·의원별로 검사 비용은 최소 3만원에서 7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ㄱ씨는 “증상 없이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으러 갔는데 병원에서 증상이 없으면 4만5000원을 내야 된다고 했다. 콘서트에서 확진자들이 나오고 있다고 사정하니 5000원에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명시에 거주하는 장아무개(34)씨도 “회사에서 검사를 요구했는데, 병원에서는 증상이 없으면 비급여로 4만원을 내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해 두통이 있다고 말하고 검사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더블링(일주일 사이 확진자 2배)이 발생하는 여름 휴가철인데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거리두기나 영업시간 제한이 어렵다고 한다면, 검사 확대를 통한 조기 발견과 격리로 2·3차 감염뿐 아니라 고위험군 감염을 예방하는 게 방역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생활지원금이나 유급 휴가비 등도 사라진 마당에 검사 비용까지 개인에게 부담을 지우면 특별한 치료제가 필요하지 않은 젊은 층의 경우는 굳이 검사를 안 받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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