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대기 실장 첫 등판이 경찰 장악" 맹비난

우상호 "경찰장악 대응 TF 당내 기구로 격상"
박홍근 "정당한 의견개진 묵살, 반민주적"

(시사저널=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5일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전국 경찰서장회의가 소집된 것을 비판한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관련해 "대통령 지시를 받은 것으로 해석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경찰 장악' 시도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이 전날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것을 두고 "하필이면 대통령 비서실장 첫 등판이 경찰 장악 관련 일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면서 "이 문제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올라탔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경찰서장들이 모여서 경찰의 중립성을 위반하는 법령에 대해 걱정을 나누는 회의를 했다고 해서 바로 대기발령하고 후임을 그날로 임명하는 전광석화 같은 모습은 국민이 매우 실망스러워할 것"이라며 "그런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나서서 이 문제에 올라탔다. 비서실장이 올라탔다는 것은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우 위원장은 "민생 위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정부·여당이 권력기관 장악에 혈안이 돼서 민생을 나 몰라라 하고 있으니 국민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경찰국을 설치해서 경찰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철회하지 않으면 더 큰 국민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고 윤석열 정부에 경고했다. 이어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경찰 장악 음모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며 "윤석열 정권의 경찰장악 관련 기구를 원내 태스크포스(TF) 수준에서 당 차원의 기구로 격상시켜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와 관련해 "손에 돌을 든 것도 아니고 거리에 나선 것도 아닌데 회의를 주최한 경찰서장을 대기발령하고 참석자 전원을 감찰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2022년 선진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현실인지 믿을 수 없다"며 "13만 경찰관들에게 입도 뻥긋 말라고 본보기를 보여준 반민주적 조치이자, 명백한 보복 인사"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검찰 개혁과정에서 검사들은 평일 근무 시간을 이용해 직급별 회동을 갖고 집단적 의사표명까지 이어갔다"며 "당시 검사들의 집단행동을 한없이 옹호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이번엔 주말을 이용해 가진 회의를 놓고 온갖 겁박과 탄압으로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전체를 책임져야 할 대통령이 왜 아직도 검찰주의자를 자처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앞서 김 실장은 전날 임명 두 달 만에 연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서장 회의를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한 뒤 "경찰국 신설을 통해 경찰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이 취재진 앞에서 현안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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