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제약·바이오 "유능한 인재 어디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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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분야는 코로나19로 국내·외 할 것 없이 껑충 성장했다.
이정석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회장은 "국내에도 분야별 전문가들은 갖춰져 있는데, 전체를 조망해서 관측할 수 있는 특화된 인력이 없다. 산업융합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재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인재 수급은 바이오 뿐 아니라 다른 국내 주력산업에서도 제기됐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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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교육혁신·정부소통 호소
제약·바이오 분야는 코로나19로 국내·외 할 것 없이 껑충 성장했다. 체외진단 분야부터 백신, 치료제에 이르기까지 기술개발을 거듭해 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 표정은 밝지 않다. 근본적 위기라 할 인재확보 문제가 옥죄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 싸이티바가 개최한 ‘2022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회복지수 특별좌담회’에서는 향후 바이오 분야 최대 과제로 인적자원 확보가 꼽혔다.
프란시스 반 패리스 싸이티바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산업 생태계에서 중요한 부분은 인재인데,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인재가 부족하다. 학교·학계에서 업계로 인재를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승범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부학장은 “한국에서는 우수한 인재들이 업계가 아닌 학계로 많이 가는데, 미국은 반대”라며 “공부를 해서 어떤 길을 갈 수 있을 지, 젊은 학자들을 위한 비전을 제시해줘야 한다”며 선결 과제를 전했다.
이정석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회장은 “국내에도 분야별 전문가들은 갖춰져 있는데, 전체를 조망해서 관측할 수 있는 특화된 인력이 없다. 산업융합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재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격자)에 안주하겠다면 자국 인재만으로도 산업을 운용할 수 있겠지만, 글로벌 인재를 빠르게 응용해야 최신의 세계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바이오협회의 2020년 기준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산업체 1007개 기업에 종사하는 인력은 5만3546명으로, 전년보다 10.0% 늘었다. 2016년부터 5년간 연평균 6.5% 증가해온 것에 비하면 최근 인력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협회 관계자는 “기존에도 연구개발(R&D) 인력 부족이 지속됐는데, 최근에는 mRNA 등 신기술까지 시장에서 요구되면서 특화된 인력 수급이 더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정부가 대학에서 관련 학과를 키우고 있지만, 시장에 인력이 공급되려면 10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인재 수급은 바이오 뿐 아니라 다른 국내 주력산업에서도 제기됐던 문제다. 지난해 벤처기업협회는 줄곧 ‘소프트웨어인력 10만 양병설’을 호소해왔다. 벤처기업 4만곳에서 당장 부족한 SW인력이 10만명이라는 것이다. 이에 정부가 2025년까지 총 8만9000명의 인재를 키우겠다는 복안을 내놨지만, 당장의 인력공백은 피할 수 없다.
반도체도 인재부족이 시급한 현안으로 지적되자 정부가 10년간 340조원을 투자해 15만명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잇딴 인재난을 두고 산업계는 교육혁신부터 시작해달라 입을 모았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4년간 대학교육을 받은 이들도 뽑아보면 현장에서 바로 활용이 안된다. 대학에서 산업계 수요에 맞는 인력을 길러내고, 4차 산업혁명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업계·부처간 소통을 통해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도 관건으로 지적됐다. 이번 반도체 인력 양성 대책은 발표되자마자 지방대의 반발이 나왔다. 수도권 대학이 반도체학과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정원 증원을 할 수 있게 해 지방대 학생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수도권 대학 정원 증원은 수도권정비계획법과 상충되는데다, 교육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대학 적정규모화 계획과도 맞지 않는 내용이다.
따라서 법령과 절차 등을 먼저 정비하고, 산업계와 교감한 뒤 필요한 학과 증설과 산학협력 활성화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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